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이 금속노조 탈퇴 여부를 묻는 투표를 21일부터 시작했다. 투표는 22일 오후 1시까지로 같은날 늦은 오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번 총회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을 지지하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지회장 정상헌) 집행부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됐다. 지회 조합원 일부는 지난 11일 조합원 3분의1의 찬성을 받아 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회는 “지회규칙 17조에 따라 지회 총회가 조합 및 지부의 의결사항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없도록 못 박고 있다”며 총회 소집을 거부했다.

결국 총회 소집에 찬성한 조합원 3분의1 중 3분의2 이상이 동의한 김아무개씨를 소집권자로 해 자체 총회가 열렸다.

지회 조합원 4천720여명 중 3분의2가 동의하면 조직형태 변경이 결정된다. 조직형태 변경에 찬성하지 않는 이들이 금속노조에 남을 경우 대우조선해양 산하 복수노조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상헌 지회장은 지난 20일 지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측은 이번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투쟁이 적기라고 판단하고 대우조선지회를 복수노조로 전환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복수노조는 곧 사측 노조”라며 “투표에 참여해 부결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현 상황이 결국 대우조선 원·하청 노동자 모두에게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복수노조와 상급단체가 없는 단위노조로는 곧 닥쳐 올 대우조선의 매각시도를 막아 낼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2018년 6월 회사가 경영난에 시달리며 구조조정 위기가 심화하자 금속노조에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