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은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치솟는 물가와 경제위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제정남 기자>


한국노총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최저임금위원회 앞 천막농성장을 지키며 최저임금 협상을 지휘한다.

한국노총은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치솟는 물가와 경제위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반드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침체로 저임금 노동자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최저임금을 높게 올려야 한다는 취지다.

내년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에서 노사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동자위원은 올해보다 18.9% 인상한 시급 1만890원을, 사용자위원은 동결안(9천160원)을 제시했다. 노동자위원인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최저임금 논의에서 사용자측이 최초요구안에 인상안을 낸 것은 2017년 단 한 번뿐이고 나머지는 동결·삭감을 주장하며 최저임금 취지를 무시하고 있다”며 “공익위원은 업종별 차등적용 불씨를 살리려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등 사용자 편향적인 심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최저임금위 분위기를 설명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3일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을 두고 “노동시간은 늘리고 임금은 깎겠다는 시대착오적인 제도개선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구분적용 추진을 윤석열 정부의 3대 반노동 정책 중 하나로 규정했다. 그는 “최저임금제는 저임금 취약계층의 생명줄이자 삶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지만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위는 코로나를 핑계로 사용자 편향적인 저율 인상과 제도 개악을 자행했다”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통한 불평등 양극화를 막기 위해 직접 진두지휘하며 최저임금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적용할 최저임금이 결정될 때까지 천막농성을 하며 협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위 논의 종료 뒤에는 업종별 차등적용을 금지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을 최우선 입법과제로 삼아 국회를 압박할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연장근로 한도를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셈하는 노동시장 개편 추진 중단과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정부에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기자회견문에서 “정부와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제와 노동시장 구조개악 시도를 즉각 멈추고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대 노총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28일 오후 최저임금위 앞에서 함께 개최한다. 최저임금위는 28일과 29일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을 심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