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치라인해운 해상직원노조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앤컴퍼니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임금·단체교섭 타결을 위한 회사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에이치라인해운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교섭에서 충돌하고 있다. 회사가 2년째 동결한 임금을 올해에도 인상하지 말자고 제시하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에이치라인해운 해상직원노조(위원장 권기홍)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앤컴퍼니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들기 위해 올해 교섭에서 더 이상의 양보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에이치라인해운은 2014년 사모펀드 투자전문회사인 한앤컴퍼니가 한진해운 전용선 사업부(벌크선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했다. 지주회사인 한앤코호라이즌홀딩스㈜가 지분 전체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 이후 회사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7년 2조2천349억원이던 자산총액은 지난해 4조864억원으로 5년 사이 2배가량 증가했다. 2020년 7천5억원이던 매출액도 이듬해 9천142억으로 크게 늘었다.

성장한 만큼 회사 내부 분위기는 좋을까. 노조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회사 요구에 따라 2020~2021년 임금을 동결했다. 육상직 직원의 이직은 늘고 있다. 선원노련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선원들은 배에 묶여 장기간 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는데도 경영이 어렵다는 회사 말을 듣고 임금을 2년간 동결했다”며 “해상 물동량 증가로 회사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점이 확인된 만큼 과거 피해를 보상해 줘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했다.

노사는 5월부터 올해 교섭을 시작했다. 대폭 인상이 필요하다는 노조 요구에 사측은 지난달 동결안을 제시했다. 노조 관계자는 “어느 정도 인상해야 한다는 노사 공감대가 있었는데 갑자기 사측이 돌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휴가를 낸 조합원 20여명이 참여했다. 회사 설립 이후 첫 상경 결의대회다. 노조는 한앤컴퍼니가 회사 경영과 교섭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권기홍 위원장은 “임금동결을 제시한 것은 우리 선원을 우습게 생각하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내지 않으면 외항상선 역사에 없던 쟁의행위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