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체불임금 정당 보상과 공공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동자들이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 시도를 규탄하고 그간 밀린 시간외수당과 연차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한 금융공공기관 노동자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를 정부가 조장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 IBK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선)는 1일 오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은 기업은행 창립 61주년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경제계 관료와 금융권 수장들이 모여 기념식을 진행했다.
김형선 위원장은 “새 정부가 공공·금융노동자를 저잣거리에 매달아 공공의 적으로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노동자가 61주년 자축을 할 수 있겠느냐”며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소상공인 36만명과 중소기업에 긴급자금을 수혈하면서 피땀을 흘렸지만 보상은커녕 시간외수당과 연차보상금마저 받지 못해 동료 노동자가 정든 직장을 떠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에도 기업은행이 2조원 넘는 역대 최대 수익을 벌어들였지만 정작 노동자 임금인상률은 0.9%, 1.4%에 그쳤다”며 “새 정부가 말하는 공공기관의 뼈를 깎는 고통을 5년간 감내하면 기업은행은 경제를 지탱하는 국책은행이 아니라 그저 그런 형편없는 조직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부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동자들은 최근 3년간 시간외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연차보상금도 분할해 지급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총인건비 내에서 임금인상과 각종 수당을 모두 처리하도록 한 정부 방침 때문에 노동자들은 최근 3년간 시간외수당을 거의 받지 못했고, 연차수당도 지난해분 기준 2회에 걸쳐 나눠 받았다”며 “올해 연차보상금을 올해 안에 지급받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7월에 지급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성과급도 금융위원장 임명이 지연되면서 지급이 미뤄지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국책은행 노동자들은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 시도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박한진 노조 사무총장은 “기업은행은 수년간 생산성 1위를 한 공공기관인데, 이곳에서 감히 누가 생산성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며 “공공노동자 단체교섭권 보장과 공공기관 탄압 중지, 단계적 임금체계 개편 중단 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9월16일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본점 지방 이전 논란에 휩싸인 KDB산업은행과 한국은행 노동자도 한목소리로 정부를 규탄했다. 조윤승 노조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낮은 지지율을 뒤집으려 금융노동자와 국민을 갈라치기한다고 지지율이 오르겠느냐”고 비판했다. 유희준 한국은행노조 위원장은 “국책은행 지방 이전으로 지역균형발전이 가능하겠느냐”며 “최근 30명이 넘는 인원이 한은을 떠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