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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최고 물가상승률, 심상치 않은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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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663회 작성일 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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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최고 물가상승률, 심상치 않은 한국 경제
  

[리포트] 치솟는 물가, 지표로 보는 경제고통


ⓒ 클립아트코리아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점심을 뜻하는 런치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이다. 점심값이 올랐다는 뜻인데,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면 오름폭도 크고 사람들의 체감 정도도 크다는 것이다.

통계로도 확인된다. 모바일 식권 ‘식신e식권’ 운영사 식신이 지난 6월 21일 자사 서비스 빅데이터를 분석해 점심값 상승률 통계를 발표했다. 2022년 1분기 평균 점심 식대(8,537원)는 2020년 연평균 대비 12.8% 오른 8,537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 1분기(7,529원)와 비교했을 때는 약 13.4% 올랐다. 그래서 점심을 사 먹어야 하는 사람들이 편의점을 찾는 사회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점심값만 오른 게 아니다. 연일 ‘물가상승률 갱신’, ‘○○년 만에 최고’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통계청이 매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면 떠들썩해진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물가상승 소식도 계속 들려온다. 물가상승, 인플레이션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모양새다. 우선 국내의 상황이 어떤지 통계자료로 살펴봤다.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물가상승률 최고치 기록


[그래프1] 통계청 자료 재구성

물가상승률을 확인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통계자료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지수가 얼마큼 변화했는지 비율로 계산한 것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각 가구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지수이다. 각 가구의 소비지출 중 구입 비중이 큰 약 560여 개 상품 및 서비스 품목의 소비자 구입가격을 조사해 산정한다.

1996년부터 2022년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그래프로 만들었다.(2022년은 1~6월까지 각 달의 상승률 평균값) 위 [그래프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눈에 띄게 증가한 시기는 1998년, 2008년, 2022년이다. 1998년은 외환위기와,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연관돼 있다. 이 시기들과 비교했을 때 2022년 지금 역시 경제위기 속에 놓여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2022년 1~6월까지의 상승률 평균값은 4.6%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보다는 약간 하회한다.

그러나 올해 연말 발표될 최종적인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을 넘고 1998년 외환위기와 비슷한 수치로 갈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매월 갱신 중이기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2]를 보면 알 수 있다. 올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6.0%로 6%대를 기록한 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이다.


[그래프2] 통계청 자료 재구성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좀 더 피부에 와닿는 체감지수는 생활물가지수다. 소비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에 민감한 품목과 자주 구입하지 않지만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품목과 서비스가 조사 대상이다. 아래 [그래프3]은 생활물가 상승률을 정리한 것이다. 2022년의 경우 1~6월까지 각 달의 상승률 평균값이다. [그래프4]는 2022년 1~6월 각 달의 생활물가 상승률이다. 두 그래프를 봤을 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 역시 경제위기 시에 상승률이 가팔랐고 최근 들어 계속 상승률 기록이 갱신되고 있다.


[그래프3] 통계청 자료 재구성

[그래프4] 통계청 자료 재구성

물가를 잡아야
경제고통이 줄어든다

‘경제고통지수’와 ‘생활경제고통지수’라는 지표가 있다. ‘경제고통지수’는 브루킹스 연구소 경제학자인 아서 오쿤(Arthur Okun)이 고안했다. 아서 오쿤이 고안한 경제고통지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하고 실질 국민소득증가율을 뺀 값이다. 이후 보통 쓰이는 경제고통지수는 와튼계량경제연구소가 단순화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수치다. 다만 한 나라의 경제고통은 다양한 요인으로 결정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 산출 기준이 국가마다 달라 경제고통지수의 나라별 비교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을 직관적이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해 줄곧 사용되고 있다. ‘생활’경제고통지수는 좀 더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수치로 변용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대신 생활물가 상승률, 실업률 대신 체감 실업률을 더한 값이다. 아래 [그래프5]는 연도별 경제고통지수를 그래프화한 것이고, [그래프6]은 연도별 생활경제고통지수를 그래프화한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경제고통지수와 생활경제고통지수는 상승하고 있다.
*경제고통지수를 2000년부터 계산한 이유는 2000년부터 실업률 조사 시 1주 동안 구직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을 4주 동안 구직한 적이 있는지로 바뀌었기 때문. 2022년 경제고통지수는 1~5월 각 월의 경제고통지수를 평균낸 값임. 통계청에서 발표한 월별 실업률은 현재 2022년 5월까지이기 때문
*생활경제고통지수를 2015년부터 계산한 이유는 2015년부터 고용보조지표3에 해당하는 체감 실업률이 발표됐기 때문. 2022년 생활경제고통지수 역시 1~5월 각 월의 생활경제고통지수를 평균낸 값임. 이유는 같음


[그래프5] 통계청 자료 재구성

[그래프6] 통계청 자료 재구성

2022년 1월부터 5월까지 경제고통지수와 생활경제고통지수를 각각 나타낸 것이 아래의 [그래프7]과 [그래프8]이다. 올해 5월 경제고통지수는 8.4로 2001년 5월 9.0 이후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생활경제고통지수도 올해에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래프7] 통계청 자료 재구성

[그래프8] 통계청 자료 재구성

‘경제고통지수-소비자물가 상승률-실업률’을 동시에 비교했을 때 흥미로운 지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활경제고통지수-생활물가 상승률-체감 실업률’을 동시에 비교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래프9] 통계청 자료 재구성

[그래프10] 통계청 자료 재구성

위 [그래프9]와 [그래프10]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경제고통지수, 생활경제고통지수 그래프의 변화 추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생활물가 상승률 변화 추이와 상당히 유사하다. 실업률은 크게 바뀌지 않는데, 물가상승률 변화가 크기 때문이다. 즉 물가상승률이 경제고통지수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것이다. 지난 5일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는 고물가로 인한 경제고통지수 상승 압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5월 경제고통지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영향력은 64%(소비자물가 상승률/경제고통지수)로 나타났다. 과거 물가가 급등했던 2001년 5월(59%)과 2008년 5월(61%)을 넘는 수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에 올라서는 등 앞으로도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제고통지수의 최고치 기록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급격한 물가상승
관리방안이 필요하다

물가상승이 심상치 않다. 급격한 물가상승은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고 경제 불확실성을 높여서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물가상승률을 관리하는 것이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과 개인의 경제활동 유지에 중요한 요소다. 무엇보다도 급격한 물가상승은 양극화를 부추긴다. 소득 수준이 낮아질수록 물가 오름세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생각해 월 100만 원을 버는 사람과 월 20만 원을 버는 사람에게 점심값이 100원에서 200원으로 오른 것은 똑같으나 각자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르다. 나아가 양극화 심화는 경제적 위기뿐 아니라 사회적 위기로도 확산돼기에 급격한 물가상승을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가상승을 관리하기 위해 거시경제 정책적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생활물가 안정화 방안을 찾는 것일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외부적인 변수도 있겠으나, 한국의 식료품 가격과 생활비로 포함되는 제품 및 서비스 가격이 비싸다. 지난 5월 23일 글로벌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가 집계한 ‘2022 식료품 물가지수’를 보면 한국은 버뮤다, 스위스, 노르웨이에 이어 139개국 중 4번째로 식료품 가격이 비싸다. 생필품과 교통비·외식비 등을 포함해 산출하는 국가별 생활비지수도 139개국 중 20위로 상위권이다. 생활물가 안정화가 물가상승이 국민들의 피부에 고통으로 와닿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물가상승에도 경제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다른 방향으로는 상승한 물가 압력을 감당할 만큼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이나 현재 저성장 경제 구조를 바꿔볼 고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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