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은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17주기 김태환 열사 추모제와 9회 김태환 노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한국노총>
포스코 사내하청 회사였던 성암산업 노동자들이 9회 김태환 노동상을 받았다. 노동자들은 회사 쪼개기 매각과 사업권 반납으로 인한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 장기간 농성을 했다.
한국노총은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17주기 김태환 열사 추모제와 9회 김태환 노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성암산업 노동자들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설립 때부터 사내 각종 운송 업무를 맡았다. 2017년 회사가 매각을 시도하자 당시 포스코는 사업부문을 나눠 다른 협력업체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반발하자 분사 없는 매각을 약속했다. 2020년 6월 성암산업은 작업권을 원청에 반납하겠다며 해고를 통보했다. 노동자들은 전 조합원 단식농성을 하며 저항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재로 성암산업 작업권을 사들인 5개 회사에 고용됐고, 2021년 8월에서야 5개 회사 중 한 곳인 ㈜포운으로 모였다. 현재 금속노련 광양지역 기계금속 운수산업노조에 속해 있다. 사업양도·합병·회사분할 같은 기업변동 때 고용과 단체협약을 승계하는 법·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각인시켰고, 법안 발의로 이어졌다.
포운으로 옮긴 뒤에도 노동자들은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인사제도는 승계되지 않은 데다가 지난해 임금교섭도 지연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광양지역 기계금속 운수산업노조는 원·하청 차별철폐와 하청노동자 노동 3권 쟁취를 위해 모범적인 투쟁을 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추모제에서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했던 김태환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특수고용직 노동조건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자본과 정권은 쉬운 해고, 주 120시간 노동, 초단기 저임금 일자리, 노동시간 유연화를 무기로 비정규직·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 등 가장 큰 희생을 강요 받았던 이들을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려 하고 있다”며 “새 정부의 노동개악이 구체화하는 순간 모든 조직적 역량을 동원해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노정관계 시금석이 될 최저임금 투쟁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충주지역지부 의장이던 김태환 열사는 2005년 충주지역 레미콘노조 파업에 연대하다 회사가 투입한 레미콘 차량에 치여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