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대법원 임금피크제 판결 이후 사용자쪽이 노동자 개인에게 부제소합의를 요구할 수 있어 노조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금채권 관련한 소송의 당사자는 노조가 아니라 개별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은 금융노조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금융노조 사무실에서 개최한 임금피크제 판결 설명회에서 나왔다. 대법원의 지난달 26일 임금피크제 판결을 해설한 문성덕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대표변호사는 “노조는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며 “이 점 때문에 사용자쪽에서 개별 조합원에게 임금피크제로 체불된 임금을 포기하도록 하는 동의서를 징구할 수 있으므로 개별동의를 하지 않도록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행 임금피크제는 사업장에 따라 형태가 달라 일괄적인 법률 대응은 어렵다. 이 때문에 각 사업장에서 시행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를 이번에 대법원이 제시한 임금피크제 효력 일반기준에 따라 점검해야 한다. 문 변호사는 “임금피크제 전부가 위법해 무효인 것이 아니고 개별·구체적 판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가 법률검토를 하는 동안 정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당사자인 조합원이나 임금피크제 대상 노동자가 임금을 포기하는 동의를 하면 물거품이 된다.
노조가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문 변호사는 “취업규칙 무효 소송을 청구할 때 노조가 당사자가 될 수 있다”며 “성과연봉제 법률대응에서도 사업장의 취업규칙이 위법하다는 무효소송을 제기했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나올 임금피크제 관련 하급심 판결을 주목할 필요도 있다. 문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 이튿날 한국전력거래소 임금피크제는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와 혼선이 있다”며 “해당 판결은 대법원이 제시한 임금피크제 효력 일반기준을 다툰 게 아니라 향후 나올 판결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IBK기업은행지부와 KDB산업은행지부의 임금피크제 소송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