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노사가 임금 상한 폐지와 노조활동 보장 같은 현안을 두고 첫 단체교섭을 시작한다.
25일 CJ제일제당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28일 오후 진천에 있는 한 식당에서 상견례를 한다. 회사 설립 70년 만에 노조가 만들어지면서 성사한 교섭은 시작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당초 노조는 상견례를 26일 오후 업무시간 중 한국노총 충북지역본부에서 개최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연기했다. 장소도 교섭장소라기에는 어색한 식당으로 잡았다.
노조는 상견례 이후 이어지는 교섭에서 노조활동 보장을 우선 요구할 방침이다. 노조사무실 제공과 단체교섭 같은 노조활동시간을 유급으로 보장해 원만한 교섭이 이뤄질 수 있게 하자고 제안한다. 충북본부 관계자는 “업무시간 외 공장 밖에서 상견례를 요구한 회사 분위기로 봐서는 노조활동을 위한 기본협약 체결부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는 조합원 의견을 수렴해 일곱 가지 단협 요구안을 미리 공개한 상태다. 신입직원과 경력직의 임금역전 현상을 발생시키는 임금체계 개편, 임금 상한이 있는 성과연봉제 폐지, 명절상여금 신설, 여름휴가·휴가비 지급, 진급시 의무교육·시험 폐지, 본 업무 외 다른 업무 강요 금지, 사무직 포괄임금제 폐지를 제시했다.
노사가 첫 교섭을 시작하지만 원만한 노사관계 정착으로 이어지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노조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조는 최근 회사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동부에 진정했다. 사내에 설치한 노조 현수막을 철거하고, 현수막 설치가 사규에 위배된다며 노조간부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이날 CJ제일제당 진천BC 사업장을 찾아 조사를 시작했다.
노조 관계자는 “식당 상견례, 현수막 철거로 불거진 부당노동행위 문제 등에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회사의 본모습이 엿보인다”며 “갈등 없이 단체교섭을 진행·타결해 노사 모두 상생하는 회사를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