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윤석열 정부의 첫 최저임금 협상이 다음달 말까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외쳤던 재계는 올해도 “최저임금 인상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최소화를 요구했다. 노동계는 “코로나19로 심화된 사회양극화 해소하려면 최저임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맞섰다. 어느 해보다 논란이 뜨거운 업종 구분적용 여부는 다음달 9일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 2차 전원회의서

업종 구분적용, 인상 폭 모두 ‘쟁점’

1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 적용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 두 번째 전원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심의 기초 자료인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분석, 최저임금 적용 효과에 관한 실태조사 등을 보고받고 심의 일정을 논의했다. 최저임금위가 논의할 안건은 3가지인데 △최저임금액 결정단위 △최저임금 업종 구분 여부 △최저임금 인상 수준이다. 노사는 매년 같은 공방을 되풀이하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협상인 올해도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류기정 한국경총 전무는 “업종별 차등적용을 노동계가 반대하지만 법으로 보장돼 있다”며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종이 있는 만큼 감안해 심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총은 최근 낸 ‘2021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및 최저임금 수준 국제비교’ 자료에서 “전 산업 평균 최저임금 미만율은 15.3%이지만 농림어업과 숙박업은 각각 54.8%, 40.2%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총이 분석한 자료는 통계청의 2021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자료로 임금이 월 단위로 조사되기 때문에 시급 단위 최저임금 미만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최저임금 미만율은 전 산업 평균 4.4%다.

노동계는 코로나19와 물가 급등으로 최저임금 노동자의 고통이 커진 만큼 ‘사회정의’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심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4월 소비자물가가 4.8%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1만원짜리 한 장으로는 밥 한 끼도 제대로 사 먹을 수 없는 상황인 반면 삼성 등 대기업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성과급 잔치와 10%대에 육박하는 임금인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 심의 방향은 사회 양극화 및 불평등 해소방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액 결정단위,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여부, 최저임금 인상수준을 차기 전원회의에서 순차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다음 회의는 6월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간은 노동부 장관이 요청한 때로부터 90일 이내로 올해는 6월29일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의 근거가 되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매년 되풀이되는 업종 구분적용 논쟁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노동계 요구를 반영한 법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