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계 의견을 국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한 노동계 우려를 듣고 내놓은 말이다.

이 장관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찾아 김동명 위원장 등 한국노총 지도부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새 정부 국정과제가 발표된 이후 향후 노정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노동정책 내용을 봤을 때 국정운영 전반에서 노동의 주변화·고립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동자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임금체계와 노동시간에 대한 정부 주도의 개입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명백한 부분도 묵과할 수 없는 지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장관님과는 오랜 시간 동지였으나 이제는 때론 갈등과 대립의 공간에서, 때론 대화와 협상의 공간에서 치열하게 만날 수밖에 없다”며 “서는 곳이 달라지면 보이는 것도 달라진다고 하지만 신뢰는 변치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자신이 노동계 출신이자, 한국노총 소속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생활 첫발을 한국노동운동의 총본산인 한국노총에서 시작했고, 노동자와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과 한국 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 살아왔는데 오늘 이 자리에 이렇게 서게 됐다”며 “지금까지는 노동계 일원으로서, 동지로서 같이 목소리를 냈지만 이제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하는 책무를 갖고 만나게 되니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화답했다.

장관 부임 중 치중할 사업으로는 안전한 일터 만들기, 노사상생과 연대의 노사관계 구축, 일자리 창출, 세 가지를 강조했다. 이런 과제를 한국노총과 함께 풀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관은 “국정과제에 대한 노동계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정부가 늘 노동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믿고 주장해 온 만큼 그 생각 변치 않고 늘 경청하겠다”며 “여러분께서 의견을 주시면 국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사말 후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도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저임금 차등화와 인상률 최소화 등 윤석열 정부 노동정책 방향을 두고 한국노총 관계자들은 이 장관에게 ‘걱정된다’는 취지로 인사를 했다. 간담회 참석자는 “이 장관이 참석자의 발언을 매우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장관의 한국노총 방문은 취임 후 첫 대외 행사다. 이날 오후 민주노총도 찾기로 약속했으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로 일정을 미뤘다. 한국경총은 17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