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건설산업노조에서 불거진 횡령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13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조만간 회원조합대표자회의를 열고 진병준 건설산업노조 위원장에 대한 징계 방안을 논의한다. 대표자회의는 26개 산별연맹 대표자와 한국노총 위원장·사무총장·상임부위원장으로 구성한 의결기구다. 회원조합 제명과 임원에 대한 징계안에 관한 사항을 논의한다.

진 위원장은 조합비를 횡령하고 사적으로 유용한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140만 현장 조합원과 국민들에게 사죄드린다”며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진 위원장 징계는 총연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재발방지 대책의 하나다. 한국노총은 간부윤리강령을 통해 예산과 기금의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규약에는 한국노총 명예를 손상시켰을 때 제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강령 위반과 명예 손상에 따라 징계 규약을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진 위원장에 대한 강력한 징계를 통해 조직 기강을 바로잡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추측된다.

회원조합의 회계나 조직운용은 독립적이기 때문에 한국노총 본부 차원에서 개입할 여지는 많지 않다. 재발방지 체계를 만들더라도 그 주체는 해당 연맹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조직혁신안을 권고할 수는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규약과 규정상 가맹조직 간부에 대한 총연맹의 징계는 경고·권리정지·제명 등 세 가지”라며 “징계 종류를 두고 대표자회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