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비 횡령사건이 불거진 건설산업노조가 진병준 위원장 지지세력과 반대세력으로 양분돼 내홍을 겪고 있다. 일부 조합원이 조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힘이 실리지 않는 모양새다.
‘전국건설산업노조 조직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24일 성명을 내고 “진 위원장은 막판 발버둥을 멈추고 지금이라도 사퇴해 조합원과 국민께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진 위원장은 10억원 넘는 조합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진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사퇴를 권고한 뒤에도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석했다.
노조 규약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노조 대의원의 위원장 임명권을 유지하고, 위원장의 산하조직 간부 임명권을 규정에서 규약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규약 개정안이다. 위원장 특별활동비를 신설하고 그 사용내역은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규약 개정안은 23일 예정됐던 정기대의원대회에 부의하려 했지만 법원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무산됐다. 법원은 조합원 직접투표 없이 위원장이 임명한 대의원들이 참여하는 정기대대 개최를 금지했다.
공동대책위는 진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위원장 등 노조간부 직선제 도입을 위한 규약 개정 등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노조 제명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한국노총에는 “정상화 여부를 보고 판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성명에서 “한국노총의 조직 정상화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고 조직 화합과 단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때 진 위원장이 사퇴 등 자신의 신변과 관련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후 6시 현재까지 별다른 소식을 알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