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까지만 유효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 지원 일몰조항을 삭제해 초고령사회에 대비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법은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에서, 6%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공단에 지원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내년부터는 효력이 사라진다.

1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건강보험기금 재정은 국민이 매월 납부하는 건강보험료와 정부에서 지원하는 국고지원금으로 구성된다.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2007년부터 국고로 지원하고 있다. 지원 규정은 애초 2016년 12월31일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연장을 반복하다 올해 12월31일까지 늦춰진 상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임기 중 정부의 평균 국고지원 비율은 각각 16.4%, 15.3%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는 건강보험보장성을 강화하며 지원금 총액은 증가했지만 국고지원 비율은 평균 14% 수준에 그친다. 건강보험 재정 중 국민이 부담하는 비율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이 같은 정부 부담 비율은 우리처럼 사회보험방식의 건강보험 제도를 운용하는 외국에 비해 월등히 적다. 2019년 기준 프랑스의 국고지원 비율은 63.3%, 대만은 22.1%다. 2018년 기준 일본의 국고 지원 비율은 28.7%다. 대만은 우리 건강보험 제도를 벤치마킹한 나라다.

건강보험은 초고령사회를 맞아 중요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노총은 국고지원 확대를 위한 관련법 개정을 정부와 국회에 주문했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법 4건이 발의돼 있다. 한국노총은 성명에서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건강보험 재정은 더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하고, 이를 위해 국고지원금 확대와 일몰제를 폐지해야 한다”며 “정부·국회는 건강보험 국고지원 문제를 해결해 재정 건전성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