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공사노조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자들이 청렴도 평가 4등급을 받은 책임을 김경욱 공사 사장에게 물었다. 일부 노동자들은 구본환 사장이 정규직화 관련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조속한 업무 복귀를 강조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김 사장 반대를 중심으로 목소리가 모이고 있는 모습이다.
인천공항공사노조(위원장 장기호)는 13일 정오 인천국제공항에서 중식집회를 열고 “개항 이래 최악의 청렴도 평가 결과를 받고 정부가 해임한 전임 사장이 소송에서 승소해 업무와 권한을 요구하는 등 경험하지 못한 공사를 경험하고 있다”며 “총체적 난국”이라고 지적했다.
공사 노조 “기준 다르고 구성원 의견 수렴 없는 파벌인사”
인천공항공사노조는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의 부적절한 내부 인사가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공사노조는 최근 회사가 단행한 인사가 관리자와 직원 간 승진기준을 달리 적용해 일관성을 결여했고 직원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은 채 힘 있는 경영진이 좌우하는 파벌인사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노조가 조합원 1천57명을 대상으로 6~7일 2일간 설문조사를 했는데 인사가 불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응답은 94%로 나타났다. 불공정 사유를 묻는 질문(중복응답)에는 파벌·라인인사가 59.7%로, 불통인사가 43.24%로 나타났다. 안배 폐지(39.83%)와 인사원칙 훼손(42.38%)이 뒤를 이었다.
조합원들은 또 공사 직원과 경영진·임원의 소통이 원활하느냐는 질문에 86%가 “불통”이라고 응답했다. 공사의 의사결정에 노동자 의견이 반영되느냐는 질문에도 92%가 묵살된다고 답했다.
장기호 위원장은 “직원들이 인사에 분노하고 있는데 사장은 모르쇠로 일관해 눈과 귀를 닫고 있다”며 “자회사쪽에서 김 사장을 신뢰할 수 없다며 구 사장을 복귀시키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12일 이런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보안검색 노동자 “김 사장 1년간 만나지도 못해”
김경욱 사장이 노동자의 반대에 부딪힌 사이 구본환 사장은 업무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2020년 9월 해임된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한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일부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구 사장이 복귀해 꼬인 정규직화 문제를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민천 보안검색통합노조 위원장은 “김경욱 사장은 취임 이후 1년이 넘도록 보안검색 노동자와 대화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사·전문가 협의체 합의 당사자이자 이후 직접고용 결정을 내린 구 사장이 돌아왔으니 결자해지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노·사·전 협의체의 합의에 따라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에 찬성한 노동자들이다.
이와 달리 직접고용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경영진 간 다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김대희 보안검색노조 위원장은 “김 사장이나 구 사장 모두 직접고용 합의 이후 미온적인 것은 매한가지”라며 “직접고용을 위한 채용 과정에서 탈락하는 노동자도 발생하는 등 문제가 드러나 현재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