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노조 IBK기업은행지부는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까지 노동계 인사를 포함한 인사 2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노동계 인사 1명과 금융계 인사 1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지부 관계자는 “사외이사 추천 과정에서 정부에 빌미를 주지 않도록 엄격히 인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이사진 가운데 신아무개·김아무개 사외이사의 임기가 오는 3월26일 만료한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기업은행장이 금융위원회에 후보를 추천하고 금융위원장이 선임하는 방식이다. 기업은행지부가 추천한 인사를 포함해 은행이 고른 인사까지 복수후보가 금융위에 추천될 전망이다. 은행도 은행쪽 후보를 추천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이를 금융위가 검토할 기간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늦어도 다음주 안에 후보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추천이사제는 기업은행 노사와 정부 간의 합의사항이다. 그러나 지난해 금융위가 노조추천이사 후보가 아니라 사용자쪽 후보를 선임하면서 약속이 틀어졌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지부는 이번 노조추천이사를 “약속이행을 위한 하자치유”로 본다. 게다가 합의 당사자인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올해까지라 노조추천이사를 성사할 마지막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해 노조추천이사를 국책은행 최초로 성사시키면서 기업은행도 ‘1호 노조추천이사’라는 부담을 덜어 현실화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기업은행지부와 함께 노동자 경영참여 문을 두드리는 곳은 노조 KB국민은행지부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민간기업의 노동자 경영참여 시도다. 국민은행지부는 수년째 우리사주조합의 소액주주권을 활용한 사외이사 추천 안건을 주주총회에 발의하고 있다. 2020년 현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장인 윤순진 당시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로 추천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해외사업 전문가인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을 앞뒀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을 설득하는 작업과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해외주주들에게 추천이사 선임 당위성을 설득하는 작업 등을 남겨 놓고 있다. 국민은행지부가 직접 추천하는 게 아니라 주주로서 권한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노조추천이사와 외피가 다소 다르지만 금융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 외부 출신 인사를 수혈한다는 경영참여 측면에서는 유사하다. 국민은행지부 관계자는 “앞선 ESG 전문가 추천 당시 국민연금공단 내에서 격렬한 논쟁이 있었던 만큼 한층 진일보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