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베르 웅보(Gilbert Houngbo, 사진 오른쪽) 전 토고 총리가 차기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당선 확정 후 가이 라이더 현 사무총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ILO
질베르 웅보(Gilbert Houngbo) 전 토고 총리가 차기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아프리카인 최초의 유엔 산하기구 사무총장이다.
27일 ILO에 따르면 지난 25일 ILO 이사회에서 치러진 사무총장 선거에서 웅보 후보는 2차 투표까지 간 끝에 당선했다.
ILO 사무총장은 이사회 정부그룹 정이사 28개국 대표 28명, 노동자그룹 정이사 14명, 사용자그룹 정이사 14명을 합쳐 모두 56명의 표결로 결정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가장 낮은 득표를 한 후보 1명을 배제하고 재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5명의 후보가 경쟁한 이번 선거는 2차 투표에서 당락이 갈렸다. 1차 투표에서 질베르 웅보 24표, 뮈리엘 페니코(프랑스 출신) 14표, 음툰지 무아바(남아프리카공화국) 13표, 강경화(한국) 4표, 그레그 바인스(호주) 1표를 얻었다. 그레그 바인스 후보를 제외하고 치른 2차 투표에서 질베르 웅보 30표, 뮈리엘 페니코 후보 23표, 강경화 후보 2표, 음툰지 무아바 1표를 받았다.
선거는 노동자그룹과 사용자그룹 간의 대결로 치달았다. 국제사용자기구(IOE) 이사 출신의 음툰지 무아바 후보와 국제노총(ITUC)의 지지를 받은 질베르 웅보 후보가 각축전을 벌였다. 1차 투표에서 음툰지 무아바 후보 득표가 적게 나오자 2차 투표에서 사용자그룹 성향의 표는 프랑스 출신 뮈리엘 페니코에 쏠린 것으로 보인다. 뮈리엘 페니코 후보는 다국적기업 다농(Danone) 출신으로 프랑스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노동 관련 경력이 없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힘을 쓰지 못했다.
1919년 창립 이래 ILO 사무총장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출신의 남성들이 맡아 온 가운데 아프리카 출신인 응보의 당선은 주목된다. 그는 당선 직후 연설에서 “실업에 직면한 2억명 이상의 여성과 남성, 아동노동에 종사하는 1억6천만명의 아이들, 비공식 노동 부문의 16억 인구, 기후변화·무력충돌 등으로 공급망 붕괴·폐쇄에 직면한 기업과 특히 중소기업, 직장에서 차별·폭력·괴롭힘에 직면한 여성과 남성을 생각한다”며 “세계 각지의 정부·고용주·노동자의 의견을 대변하고 옹호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의 임기는 10월1일부터 5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