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공공부문노조협의회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앞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비롯한 6대 요구사항 수용과 기획재정부 해체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비슷한 시각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187개 법안을 의결했다.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은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노총이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와 근로자대표제 개선을 국회에 요구하며 결의대회를 연다. 노동관계법 처리 결정 과정에서 드러나는 여야 태도를 대선 지지후보를 정하는 정치방침 결정의 잣대로 삼는다.

한국노총은 6일 성명을 내고 “국회는 12월 국회에서 (5명 미만 사업장 전면적용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노동 관련법 입법을 마무리하라”고 촉구했다. 국회는 내년 정부 예산안 심사를 끝으로 정기국회 입법 활동을 마무리하고 있다.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근로자대표제 개선, 공무원·교원 근로시간면제제도 적용 등 한국노총이 여야에 요구한 7대 입법 요구안 가운데 국회가 응한 것은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청년고용법) 개정뿐이다. 공공기관 정원 3% 이상을 청년으로 고용하도록 한 규정을 2년 연장하고, 청년고용법 일몰시한을 없앤 것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한국노총 방문 후 여당이 입법 추진을 호언장담했던 공무원·교원 근로시간면제제도 적용과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은 진척이 없었다. 지난해 10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 후 국회로 넘겨진 근로자대표제 개선 과제도 잠자고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선택근로제 정산기간 확대와 같은 노동시간유연화 정책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악용하지 못하도록 노동자를 보호할 유일한 대책으로 꼽히는데도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여당은 야당 핑계, 야당은 경영계 핑계를 하며 한국노총과의 간담회에서는 약속하고 뒤에서는 배신하는 행위를 보면서도 그간 묵묵히 참아 왔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돌아온 것은 결국 또다시 기다리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사무총국 전체간부회의를 후 국회에 정기국회 혹은 임시국회에서 올해 안으로 노동관계법 입법 절차를 마무리할 것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14일 오후 국회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여야를 압박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의 장외집회는 2019년 11월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이후 2년1개월 만이다. 한국노총은 “어느 당이 국회 입법처리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며 “이를 대선에서의 정치적 판단을 위한 결정적인 잣대로 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