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련

삼성그룹 12개 노조가 임금 공통인상율 10%와 포괄임금제 폐지를 담은 6대 공동요구안을 발표하고 삼성그룹에 공동교섭을 요구했다.

금속노련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의장 오상훈)는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삼성연대는 전국삼성전자노조·삼성디스플레이노조·삼성웰스토리노조·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를 비롯해 12개 삼성그룹 계열사 노조로 구성돼 있다.

김준영 연맹 부위원장은 “지난해 12개 노조의 교섭 과정에서 회사가 스스로 ‘우리는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고백했다”며 “미래전략실이 해체됐다고 하지만 삼성그룹 어딘가에서 삼성그룹사 전체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공동교섭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금속삼성연대는 지난해에도 삼성그룹에 공동교섭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에 응하지 않았고 계열사별 개별교섭을 진행했다.

삼성그룹 12개 노조가 제시한 2022년 공동교섭요구안에는 △2022년 공통인상율 10% 인상 △포괄임금제 폐지, 각종 수당 통상임금 산입을 통한 정의로운 임금 전환 △초과이익성과금(OPI) 세전이익 20% 지급 △OPI와 목표달성장려금(TAI)을 평균임금에 산입 △임금피크제 폐지와 정년 65세 연장 △복지제도 개선 등이 담겼다.

오상훈 의장은 “삼성그룹은 포괄임금제를 전 계열사에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고정 시간외수당으로 기본급의 20%를 지급하는데 월 20시간 연장근로로 간주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통상임금에서도 제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의장은 “법원은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으로 지급한 성과급은 평균임금으로 퇴직금에 산입돼야 한다고 판결했다”며 “삼성그룹은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OPI를 평균임금에 산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 방침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증언이 줄을 이었다. 최원석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 위원장은 “노사협의회에 문제를 제기하자 회사는 사원협의회가 ‘법외노조’라며 노조와 동일하게 교섭하겠다고 한다”며 “과거 S그룹 노사전략에 나오는 것처럼 노사협의회와 사원협의회를 노조 대항마로 활용하는 형태를 이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평사원협의회가 노조로 전환해 회사와 교섭을 진행해 논란이 됐다. 삼성화재평사원협의회노조와 회사가 진행하던 교섭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이 삼성화재노조가 신청한 교섭중지 가처분을 받아들여 중단됐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상훈 의장은 “준법감시위 1기가 끝난 뒤 2기가 들어섰지만, 각 노조는 물론 금속노련에도 의견을 묻는 연락이 없다”며 “도대체 무엇을 하는 기관이지 하는 의문이 생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