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련 원광로지텍노조
SK하이닉스 사내운송 노동자 3명이 도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었다. 1년 단위 계약직이었지만 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고용을 승계해 왔던 터라 부당해고라는 주장이 나온다.
10일 금속노련에 따르면 이아무개씨를 포함한 해고자 3명은 최근까지 운송업체 진티엘에스에 소속돼 구내운송·상하역 업무를 수행했다. 진티엘에스는 롯데로직스와 도급계약을 맺은 3차 하청업체다. 롯데로직스는 SK하이닉스 계열사 SK하이스텍에서 업무를 위탁받는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진티엘에스를 대체하는 신규업체 원광로지텍이 들어온 뒤 발생했다. 원광로지텍은 올해 1월1일부로 진티엘에스 소속 대다수 노동자를 고용했지만 원광로지텍노조 위원장·부위원장·사무국장의 고용은 거부했다. 이후 추가 인원을 공모했다.
노조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소속업체가 세 번 바뀌었지만 계속 고용이 승계돼 왔고, 원광로지텍도 기존 직원을 상대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계속 남아 일해 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노조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원광로지텍 관리자는 지난달 8일 도급업체가 변경되기 전 진티엘에스 소속 노동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기존에 근무하셨던 분들이 같이 계속 남아 주시면 현장도 조금 더 빠르게 안정화시킬 수 있다”며 “부족한 인원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투입해 더 빠른 안정화가 가능하니까, 정말 특별히 개인 사정이나 특별한 이슈나 이유가 아닌 이상 같이 함께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소속 근로자들은 고용승계 관행이 존재해 모두 고용승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며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한 행위는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해고자 모두가 노조간부여서 부당노동행위 의혹이 제기된다. 노조는 “위원장·부위원장·사무국장으로 활동하다 해고되자 조합원 이탈이 이어졌다”며 “43명이던 조합원은 현재 12명만 남아 있다. 조합원들은 사용자 압박으로 노조간부의 전화를 받지 않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2020년 12월 설립돼 이듬해 진티엘에스와 단체협약·임금협약을 체결했고 처우개선을 요구해 왔다.
원광로지텍 관계자는 “노조든 아니든 (채용결정과는) 상관없다”며 “노조가 문제였다면 면담을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채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면담을 진행할 때도 설명을 들으려 하지 않고 계속 (말을) 끊었다”며 “면접자리에서는 소동을 피워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기존 인력을 해고한 뒤 진행한 신규인원 모집에 관해서는 “기존에 있던 분들 중 추가 퇴사자가 있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원광로지텍이 당시 세 사람을 불러놓고, 한 명만 채용할 수 있다고 해 언성이 높여 항의했다”며 “평소와 다르지 않게 말했는데 그 날은 진티엘에스에서 ‘남의 사업장에서 목소리를 높인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게 따로 조사도 받지 않고,자리를 떴다”고 반박했다.
한편 노조는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지난달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