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은 14일 오후 국회 앞에서 ‘노동기본권 강화와 연내 노동입법 관철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12월 임시국회에서 노동관련법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16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비롯한 노동관계법 개정 논의를 할 예정이다. 노동계와 재계는 장외에서 맞부딪혔다. 한국노총은 2년여 만에 집회를 열어 국회 압박에 나섰고,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는 1인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재계는 환노위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개정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16일 환노위 법안소위
‘근기법, 공무원·교원노조법’ 쟁점

한국노총은 14일 오후 국회 앞에서 ‘노동기본권 강화와 연내 노동입법 관철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12월 임시국회에서 노동 관련법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여야에 5명 미만 사업장 근기법 적용, 사업장 이전시 고용승계, 근로자대표제 개선, 노동이사제 도입, 교원·공무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도입, 1년 미만 노동자 퇴직급여 보장,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범위 일치를 요구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6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해당 법안 개정안을 논의한다. 노동이사제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안건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환노위 법안심사소위는 근기법과 공무원·교원 타임오프제 도입을 위한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개정을 중심으로 여야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근기법 전면 적용과 관련해서 오락가락했던 국민의힘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15일 오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한국노총을 찾는 일정이 잡힌 상태여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노총은 요구안이 모두 노동기본권과 노동자 고용안정·처우개선과 직결되는 시급한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빼고 넣고 할 성질이 아니라는 의미다. 결의대회에서 한국노총은 여당의 역할을 부쩍 강조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사회라는 거창한 구호는 어디로 갔나. 180석의 집권여당은 도대체 뭘 하는 거냐”며 “(집권여당이) 끝까지 한국노총 요구를 외면한다면 처절하게 응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별연맹 위원장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다. 류기섭 공공연맹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에 5년간 희망고문을 당해 왔고 이제는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황인석 화학노련 위원장은 “국회에 마지막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공무원노조연맹 위원장은 “(공무원 노동자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정치기본권과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며 공무원·교원노조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15일 한국노총 찾는 윤석열 후보 입장 낼까

결의대회에 참석한 안호영·임종성·이수진·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머리를 숙였다. 안 의원은 “여러분이 180석을 만들어 줬고, 노동기본권을 보장할 힘을 줬는데도 미진했다”며 “16일 법안심사소위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에 법안처리 동참을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 차별폐지 공동행동은 지난 13일 시작한 국회 앞 1인 시위를 16일까지 이어간다. 권리찾기유니온은 윤석열 후보의 한국노총 방문일정에 맞춰 15일 한국노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지난해 민주노총이 10만명의 동의를 받아 근기법 개정 청원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정치권은 1년이 넘도록 입을 닫고 있다”며 “대선을 앞두고 여야는 표심을 의식한 변죽만 울리지 말고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을 확대해 나가는 중요한 출발점인 근기법 개정에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라”고 촉구했다.

한국경총·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는 이날 오후 환노위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노동법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노동계 요구안 모두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회가 강행처리하려는 법률안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소상공인들과 중소·영세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법안”이라며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만들기에 역행하는 법안의 강행처리를 즉각 멈출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대출 환노위원장과 임이자·김성원·박대수 국민의힘 의원 등 야당 의원들만 면담 자리에 동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