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두원정공노조
중앙노동위원회가 임금반납·취업규칙 준수동의서 제출을 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으로 삼은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정했다.
6일 두원정공노조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최근 두원정공 노동자 35명이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대상자 선정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부당하다”며 초심 판정을 확정했다. 두원정공은 노동자 35명을 지난해 5월31일 회사 경영상 이유로 해고했다
중노위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회사 매출액이 905억원에서 579억원으로 감소했고, 누적적자가 110억원에 이른 점을 근거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존재했다고 봤다. 휴업과 휴무, 고용유지지원금 수령, 비업무용 자산매각, 임금 및 상여금 반납 등 해고회피 노력도 충분하다고 봤다.
문제가 된 것은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이다. 두원정공은 교섭대표노조인 금속노조 두원정공지회와 합의해 ‘기업회생 협조도(임금반납 동의서 제출 횟수, 최대 6점)’와 ‘취업규칙 준수동의서(6점)’를 해고 대상자 평가항목에 넣었다.
중노위는 “생계의 유일한 수단인 임금에 관한 확정된 근로자의 권리를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기준을 통해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임금반납 동의서 제출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라고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금반납 동의서를 받으려 한 배경에 과거 미지급 또는 반납한 임금에 대한 보상이나 법적 다툼을 차단하려한 의도가 있다고 본 것이다. 또 사용자는 임금반납 동의서 제출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의 임금을 삭감했다.
중노위는 “취업규칙을 준수해야 할 의무는 근로기준법에 담보돼 있어 취업규칙 준수동의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특별한 법률상 효력이 발생한다거나 새로운 법률관계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다”며 “이를 해고기준으로 삼으면 향후 경영방침에 대한 일종의 무조건적 복종이나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게 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해고자인 두원정공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 매출이 2020년 대비 137% 증가했다”며 “그런데 복직은커녕 강제이행부담금 2억500여만원을 벌써 납부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회사는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