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가 최근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KB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에 대한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재근 이사부행장이 은행장이 되면 일선 영업점 점포폐쇄 관련 갈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5일 <매일노동뉴스> 취재 결과 이재근 부행장은 이달 내 열릴 예정인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같은 추천절차와 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이 유력하다. 앞서 1일 진행한 KB금융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재근 이사부행장을 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이재근 이사부행장은 영업과 재무, 경영기획 같은 요직을 거치면서 은행 운영 전반을 경험하고 1966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인 점 등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반감은 적지 않다. 지부 관계자는 “부문대표 20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실시한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 이재근 이사부행장은 거의 매번 꼴찌를 도맡아 할 정도로 내부 평가가 좋지 않다”며 “평가점수도 60점으로 평균 70점에 한참 미치지 못해 차기 은행장 하마평이 나왔을 당시부터 우려가 컸던 인사”라고 설명했다.
은행 업무를 두루 거쳤다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영업 경험이 부족하고 소통이 부족한 리더십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부는 1일 추천 직후 성명서를 내고 “은행업의 출발이자 근간이어야 할 영업 현장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행원 시절부터 재무통으로 업무를 맡아 지주사 재무팀장과 부장, 지주사와 은행 CFO를 거쳐 지난해 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성장하면서 현장 경험은 2013년께 1년6개월여의 지점장 생활이 전부라는 설명이다.
지부는 일선 행원들과 같이 호흡한 시기가 짧다 보니 불통의 리더십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부 관계자는 “원스톱 같은 서비스를 강조하면서 일선 영업점 혼잡도가 증가하는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원스톱은 통상 기업금융과 소비자금융을 구분해 창구를 마련한 일선 영업점에서 두 업무를 통합한 통합창구를 운영하는 방식의 사업이다. 고객으로서는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어 편하지만 행원 입장에서는 기업금융과 소비자금융 두 상품을 모두 주지하고 있어야 해 업무 강도가 는다.
게다가 최근 은행 노사갈등의 핵심 쟁점인 점포폐쇄에도 강경한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지부는 특히 지방지역 소재 영업점을 수익성을 잣대로 폐지를 강행하는 등 금융 공공성 인식에도 문제를 드러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