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임금체불 사건을 8개월 지나 처리한 고용노동부에 ‘전형적인 소극행정’이라며 재발방지 대책을 권고했다.

9일 권익위는 지방고용노동청이 임금체불 민원처리를 8개월 이상 지연해 권익위에 소극행정으로 재신고한 사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신고자인 A씨는 지난해 10월10일 가족을 대신해 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서를 제출했다. 노동부가 자체적으로 정한 임금체불 진정 처리기간은 25일이며 2회 연장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근로감독관은 처리기간을 2회 연장한 올해 1월25일 이후 4개월 뒤인 5월17일에서야 ‘체불임금 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했다. 이어 다섯 달이 지난 10월12일 해당 사업주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A씨에 최종 처리결과를 통지했다. 노동청은 A씨에게 2회 처리기간 연장 후 그 어떤 안내도 하지 않았다.

권익위는 “A씨가 노동부에 네 차례 ‘소극행정’을 신고한 후에도 ‘기다리라’는 답변만 반복해 들었다”며 “결국 올해 8월 권익위로 소극행정 재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권익위는 “노동청의 이유 없는 지연 처리로 A씨가 민사소송 등을 통해 체불임금을 신속하게 지급받을 권리가 침해받았다”며 “전형적인 소극행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감사부서에서 이번 사건을 면밀히 조사해 조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노동부에 권고했다.

양종삼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사건은 특별한 사유 없이 민원처리를 지연한 소극행정”이라며 “지난 7월 도입한 소극행정 재신고 제도를 통해 행정기관의 미흡한 소극행정 신고처리를 재검토하고 국민 권익을 구제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