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원노련은 17일 오후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해운선사에 수천억원 규모의 과징금 절차를 밟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을 비판했다. <선원노련>


운임 담합을 이유로 해운선사에 과징금 처분을 검토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처분을 이행할 경우 해운선사 노동자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선원노련(위원장 정태길)은 17일 오후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해양해운조선물류 100만 일자리 사수 노동자투쟁 총궐기대회를 열고 “공정거래위는 해운선사에 수천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자행하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연맹은 공정거래위 과징금 처분은 해운선사에 경영난을 가중하고 물류 처리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태길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한진해운 사태로 무너진 해운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8조원을 투자했다”며 “공정거래위는 어렵게 살려 나가고 있는 해운산업을 다시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8년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선박확보·선사경영지원을 위해 최근까지 6조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공정거래위 판단이 해운법 29조(운임 등의 협약)에 반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해당 조항은 외항화물운송사업자 간 운임·선박배치, 화물의 적재, 그 밖의 운송조건에 관한 계약이나 공동행위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과당경쟁을 예방해 물류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목적의 법률이다. 연맹은 대회 후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앞으로 공개 항의서한을 발표했다. 항의서한에서 연맹은 “선원 노동자들은 2017년 한진해운 파산 결정으로 빚어진 비극적인 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며 “조 위원장은 공동운항의 특수성과 공동운임의 합리성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는지 답변해 달라”고 촉구했다. 결의대회에는 조합원 200명이 참석했다.

공정거래위는 지난 5월 동남아노선을 운영하는 국내외 23개 해운선사가 해운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공동행위를 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각 해운선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전체 과징금은 5천억~8천억원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