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유튜브 갈무리
전남 여수지역 석유화학 노동자 10명 중 8명은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지난 5~6월 여수 소재 11개 석유화학사업장 노동자 642명을 설문조사했다. 응답자 82.8%는 “현 사업장에서 산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발생할 수 있는 산재(중복응답)로는 외상(58.7%)과 호흡기질환(47.2%), 두통·신경정신질환(29.8%), 요통(27.9%), 피부질환(27.7%)을 꼽았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13.9%는 지난 2년간 업무상 재해를 경험했다. 이 중 73.6%는 “4일 이상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다치거나 아팠다”고 답했다. ‘향후 가장 걱정되는 질환’에 대한 질문에는 “호흡기 질환”이라는 응답이 35.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순환기질환(22.2%), 근골격계 질환(17.5%) 순이었다.
석유화학 노동자들은 소음이나 먼지 등 유해위험요소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장 소음에 노출된 정도’를 묻는 질문에 12.1%는 “매우 심각하다”, 30.7%는 “약간 심각하다”고 답했다. “전혀 문제가 없다”나 “거의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10.7%에 불과했다. 먼지·연기·흄과 관련해 “매우 심각하다”거나 “약간 심각하다”는 응답은 46.4%였다.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응답자 20.3%는 유기용제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벤젠·톨루엔·신나 같은 유기용제는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몸속에 침투해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유기용제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거나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35.3%에 머물렀다. 응답자 13.9%는 이산화탄소·부탄 등 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납·카드뮴·수은 등 금속류에 노출됐다는 응답은 6.7%였다.
박현미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안전보건법은 위험성 평가 실시, 작업환경 측정, 건강검진 같은 제도를 규정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 이런 조치들이 실효성 있게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며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제도를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