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예슬 기자

첫 회의부터 파행 사태를 빚었던 2024년 적용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박준식)가 어렵게 1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노·사·공은 앞선 회의 무산 책임 공방을 벌이며 기싸움을 이어갔다. 노동계의 내년 최저임금 1만2천원 인상 요구에 재계는 “동결도 어렵다”며 맞서 험난한 최저임금 협상을 예고했다.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 1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근로자위원(9명)·사용자위원(9명)·공익위원(9명)·특별위원(3명) 등 30명 전원 참석했다. 애초 첫 회의는 지난달 18일 열릴 예정이었다. 노동계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의 공익위원 간사직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하자 박준식 위원장은 회의를 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파행으로 끝났다.

이날 회의는 시작부터 얼어붙었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좌장으로 주 최대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을 마련했다는 이유에서다. 박준식 위원장을 향해서는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박 부위원장은 “(시위 노동자) 퇴장을 요구하며 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권순원 공익위원 간사는 “공익위원직 사퇴는 있을 수 없다”며 사퇴 거부를 명확히 했다. 박준식 위원장도 “(위원장으로서)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근로자위원의 사과 요구를 거절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노사 간 이견도 현격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금의 저성장 국면에서 물가폭등까지 더해지며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급락했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앞서 양대노총은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올해 최저임금 9천620원에서 24.7% 인상한 1만2천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재계는 “동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류기정 한국경총 전무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1% 중반대라는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며 “노동계 요구는 현실을 도외시한 과도한 주장이자 소상공인, 중소영세사업주들을 사지로 모는 주장이다. 어떻게 보면 최저임금 동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류 전무는 “(최저임금) 업종별 부분적용과 관련해 정부 연구용역도 있으니, 올해만큼은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업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이 차등 적용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논의를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모두발언을 마치고 진행된 전원회의에서는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 장관이 요청한 ‘2024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요청서’를 접수하고, 비혼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분석, 임금실태 등 분석, 최저임금 적용효과에 관한 실태조사 분석 등 심의기초자료를 전문위원회로 심사 회부했다.

위원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하헌제 최저임금 상임위원을 부위원장을 선출했고 노·사·공익으로부터 추천받은 운영위원을 지명했다. 운영위원은 류기섭·박희은(근로자위원), 류기정·이명로(사용자위원), 권순원(공익위원)로 결정됐다. 2차 전원회의는 이달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