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혁신의 기반, 협력적 노사관계와 참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093회 작성일 21-08-17본문
“갈등은 예방하고, 노사가 함께 성장하는 일터를 만들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5차 일터혁신 사례 공유 포럼에서 김준홍 한국노총 공공연맹 인천관광공사노조 위원장이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
‘2017년 노사관계 국민의식조사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7.6%만 노사관계가 좋다고 응답했다. 47.6%는 나쁘다고 했고, 44.8%는 보통이라 봤다. 노사관계에 협력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노사 협력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해 시너지를 발휘하는 곳이 있다.
12일 오후 노사발전재단이 ‘노사파트너십체계 구축’을 주제로 2021년도 제5차 일터혁신 사례 공유 포럼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었다.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의 우수 사례를 공유하며 토론을 통해 시사점을 짚고 향후 과제를 도출하는 자리였다.
노사파트너십체계 구축은 노사발전재단의 일터혁신 컨설팅 9개 영역 중 하나이다.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해 신뢰를 기반으로 노사 공동의 발전적 변화를 추구하는 컨설팅이다.
5차 포럼에서는 우수 사례로 쌍용C&E 영월공장과 인천관광공사, 두 곳이 꼽혀 공유됐다. 또한 포럼에 쌍용C&E 노사, 인천관광공사 노사가 모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자
쌍용C&E 영월공장은 1962년 설립돼 59년의 역사를 가진 시멘트 제조회사이다. 2020년 기준 218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한국노총 화학노련 소속의 노동조합이 활동하고 있다.
쌍용C&E 영월공장의 일터혁신 배경은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더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시멘트 산업이 불황이지만 쌍용C&E의 산업점유율이 높고 안정적이어 매출 및 인력 계획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러한 안정적인 외부 환경과 기업의 오랜 노사 역사가 축적돼 노사관계에 큰 균열이 없었다. 다만 시멘트 산업의 축소 및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노사 갈등 요소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간과하지 않은 것이다.
쌍용C&E 영월공장은 “갈등을 예방하고 싶다”라는 모토로 갈등예방 컨설팅을 진행했다. 갈등 요소를 포착하기 위해 직군별, 세대별, 성별 분류에 따른 그룹 워크숍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와 안정적인 회사 운영에도 조직 내 갈등 요소는 존재했다. 현장직의 경우 조직문화, 휴가와 휴일, 업무량, 교육훈련 분야에서 갈등 요소가 있었다. 관리직의 경우 지역 이동이라는 순환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근무환경 변화 스트레스가 존재했다. 또한 처우개선 문제가 미진한 이유로 현장직만 가입된 노동조합이라는 소통 채널 부족도 나타났다. 세대 간 인식 차이에 따른 갈등 요소도 있었고, 소수의 여성노동자에 대한 차별도 보였다.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한 컨설팅에서 갈등 요소를 포착한 것 자체가 성과였다. 포착된 갈등 요소를 관리하기 위해 각각에 맞는 해결 프로그램을 노사가 실행 중이다.
선제적인 갈등 요소 포착과 해결에는 노사의 참여가 전제였다. 현장직 노동자들은 교대제 근무에도 인터뷰와 워크숍에 참여했다. 관리직의 처우개선 문제의 경우 관리직 대표가 현 노동조합과 소통함으로써 참여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었다. 이러한 노동의 적극적인 참여에 회사도 화답을 해 조직 진단과 문제 예방 과정이 수월했다.
일터의 변화를 노동자가 만든다
인천관광공사는 2015년 설립돼 인천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공기업이다. 2020년 기준 134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한국노총 공공연맹 소속으로 인천관광공사의 단일 대표노조이다. 조합원 조직률은 96.6%로 상당히 높다.
인천관광공사는 세 조직의 통합으로 설립된 만큼 화학적 결합을 위한 노사 동반 변화가 필요했다는 점이 일터혁신 컨설팅의 배경이 됐다. 2011년 인천도시공사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구 인천도시개발공사와 구 인천관광공사의 결합이 물리적 결합에만 그친 실패 경험이 이미 있었다. 조직문화도 상이했고 예산 규모도 달라 외관만 통합된 꼴이었다.
이후 2015년 인천관광공사의 설립은 구 인천도시공사 관광사업본부, 구 인천국제교류재단, 구 인천의료관광재단 3조직의 통합으로 이뤄졌다. 마찬가지로 조직 출신별 이질감과 불신 등이 존재했고 이것은 노사관계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컨설팅 중 설문조사에서 노동자들의 노사관계 지향은 참여와 협력을 중시했지만, 실제 노사관계 만족도는 젊은 세대일수록 낮았다.
또한 인천관광공사 노동자들은 경영진이 노동자를 회사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인식하고 있는지, 노사합의에 대한 경영진의 인식 수준이 어떠한지에 대한 질문에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노사는 노사관계를 협력적 관계로 변화시키고, 조직 내부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노사 공동 비전을 도출했다. 협력과 소통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변화를 강조했다. 더불어 노사가 공동으로 할 수 있는 과제를 도출해, 과제를 함께 수행하면서 노사의 불신을 완화하는 등 실천적인 방안을 채택했다.
노사관계가 발전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노사공동 혁신협의회 운영도 가능해졌다. 혁신협의회를 통해 노사는 힘을 모아 연차휴가 저축제도 및 선사용제도 도입 등 인천관광공사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노동자들의 불만 사항을 개선해 나갔다.
인천관광공사 사례에서 특기할 만한 지점은 노동의 주도적 참여이다. 적극적인 참여를 넘어 노동조합이 주도해 노사관계를 협력적으로 바꾸고, 협력의 힘을 인천관광공사의 성장 동력 및 노동조건 변화에 활용했다. 이는 이날 5차 포럼의 사례 발표자로 김준홍 노동조합위원장이 나선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례 발표가 끝나고 패널 토론에서 윤동열 건국대학교 교수는 “두 사례 모두 노사가 함께 주도했다는 점에서 일터혁신의 바탕인 노사의 참여가 제대로 실현돼 큰 의미가 있다”며 “다른 컨설팅 영역의 기초가 되는 노사파트너십체계 구축이 잘 이뤄진 것을 바탕으로 다른 분야의 성공적 일터혁신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손동희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노사파트너십을 수단으로 활용하는 관점은 경계해야 한다”며 “기술 발전과 혁신을 통한 생산성 강화라는 측면과 노사관계 측면을 수평선상에 놓고 함께 가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동희 교수는 “일터혁신이 기업 담벼락을 넘어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 사회적 의제를 실현할 수 있는 방향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인천관광공사의 배리어프리 모니터링 노사 공동 사업 추진은 좋은 사례라고 봤다. 또한 쌍용C&E 영월공장의 경우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친환경 의제를 가져갈 수 있는 사례로 분석했다.
이날 포럼에는 쌍용C&E 영월공장 노사, 인천관광공사 노사, 일터혁신 컨설팅 수행기관인 한국생산성본부가 참석했으며, 토론자로 윤동열 건국대학교 교수, 손동희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 최관병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과 과장, 노사발전재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