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보안파트너스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7월 항공보안파트너스㈜ 항공보안 노동자로 취업한 ㄱ씨는 당초 기본급 186만3천830원에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올해 2월까지 제대로 지급되던 기본급이 3월부터 갑자기 182만6천원으로 감액됐다. 근로계약과 달랐지만 특별한 설명을 듣지도 못했다. 회사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회사쪽에 감액 지급한 사실과 이유를 묻자 회사쪽은 “자의적으로 감액해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1월 업무 시작했는데
2020년 7월 신규 입사자만 계약 체결

22일  기본급을 일방적으로 감액 지급한 사실을 비롯해 항공보안파트너스가 지난해 1월1일 한국공항공사에서 국내 공항의 항공보안 업무를 수탁해 수행한 이래 지금까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과반수노조인 공항노조와 지난해 임금협약 체결 과정에서도 본래 책정한 인건비 예산을 초과하는 예산집행에 합의했고,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다른 예산을 전용하는 방식으로 무마한 정황도 있다. 노동자들은 대체근무에 대한 파악과 수당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주장도 했다.

항공보안파트너스는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기존 용역사 항공보안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설립한 자회사다. 2019년 11월 설립해 지난해 1월1일부터 위탁업무를 시작했다. 그런데 업무를 시작한 지 1년8개월이 흐르도록 근로계약서 작성을 완료하지 못했다. 노동자들은 무계약 상태에서 업무를 하고 월급을 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7월 실시한 채용에서 입사한 신규입사자만 겨우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최근 항공보안파트너스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다시 근로계약서 체결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계약서에 기본급을 명시하지 않아 노동자의 반발을 사고 있어 여전히 근로계약서 체결 작업은 더디다. 회사쪽은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노력해 일부 직원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근로계약서 작성 완료를 위해 노조들과 대화하고 있고 직원을 상대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가분석 초과 인건비 합의 정황
회사쪽 “초과 합의 사실 없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공항노조와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항공보안파트너스가 당초 정해진 인건비 예산보다 많은 금액으로 합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항노조 관계자는 “359억원으로 합의했는데 합의한 내용보다 적은 돈을 지급했을 우려가 있어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항공보안파트너스는 한국공항공사가 원가분석해 지급한 돈으로 인건비 예산을 편성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항공보안파트너스가 1천30명 규모의 공항노조와 합의할 수 있는 인건비 100% 예산은 343억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101.7% 수준인 349억원에 합의서를 썼다. 그러면서 합의서에도 없었던 코로나19 일시격려금(1만~14만5천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최종적으로 359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원가분석한 인건비 예산의 105% 금액이다.

항공보안파트너스는 이런 내용의 임금 합의가 이사회에서 한 차례 반려되자 12월31일 이사회에서 다른 예산을 전용하는 방식으로 다시 의결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용한 예산이 다른 계정의 항목인지 이듬해 예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 합의한 공통임금안을 회사가 자의적으로 수정한 정황도 드러났다. 공통임금안이 수정돼 실제 지급금액이 합의금액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한 노조가 지급액이 합의 내용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회사는 이런 사실 무근이라고 반발했다. 회사쪽은 이런 정황을 묻는 질문에 “개별협상으로 합의한 임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특정 노조에 실제 합의보다 많은 금액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