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사측이 교섭대표노조와 교섭을 하는 도중 사원협의회인 한마음협의회와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삼성그룹이 노조가 아닌 사원협의회와 임단협 체결을 시도하면서 노조 무력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삼성화재손해사정노조(위원장 최원석)에 따르면 한마음협의회와 사측은 지난 9일 2021년 임금협약을 맺었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률과 복지포인트 인상안 등이 그대로 반영됐다. 교섭대표노조인 삼성화재손해사정노조와 사측의 교섭이 한창 진행되는 도중이었다.

노조는 “이런 행위는 ‘노동조합은 불필요하다’라는 인식을 직원들에게 심어 주기 위한 노조 힘 빼기 및 무력화 작업 시도”라고 비판했다. 한마음협의회에는 회사 직원 900여명이 가입돼 있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회사 입사와 동시에 가입되는 형태였지만, 노조가 문제제기하자 사측은 사후 가입 동의서를 받았다.

노조 무력화 시도라는 노조 주장 배경에는 한마음협의회의 활동 이력이 있다. 사측은 노조 대신 한마음협의회와 임금을 조정한 뒤, 노조에 조정안을 수용하도록 요구해 왔다.

김동준 공인노무사(한국노총 중앙법률원)는 “한마음협의회는 노조 설립을 억제해 왔다”며 “사측이 법적 근거 없이 (사원협의회와) 임금협약을 체결하게 되면 노조의 교섭력이 저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과 지난 3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달 7일까지 총 19차례 본교섭·실무교섭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사측의 제시안에 대해 조합원의 의견을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했는데, 조합원 283명 중 83.7%가 투표에 참여해 76.8%가 반대표를 던졌다.

최원석 위원장은 “추석 전까지 교섭을 해보고 타결이 되지 않으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P·S·J직군 차별 없이 6.8% 공통임금인상 △업무지원비 수당 20만원 지급 △하위고과 규모 10%에서 5%로 축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모 언론사 기자 는 수차례 전화를 걸어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 사측의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