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금융노동자들이 저임금직군 임금격차 해소와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며 10월 파업을 결의했다.

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는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임단투 승리 온·오프라인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박홍배 위원장은 “10월 대한민국의 모든 은행과 금융사를 멈추는 총파업을 준비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올해 4월부터 전국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임금교섭을 했다. 노조는 정규직 임금인상률(총액) 4.3%와 정규직 대비 임금 80% 이하 저임금직군 임금인상률 8.6%를 요구했다. 이 밖에 중앙노사협의회를 통해 △양극화 해소 및 사회적 책임 실현 △중식(점심)시간 동시 사용 △공공기관 자율교섭 보장 △노조활동 보장 및 지원 △일자리 유지 및 창출 △일·가정 양립 및 일·생활 균형 △감염병 예방 및 안전 보장을 요구했다. 금융사가 디지털 전환을 이유로 가파르게 수를 줄이고 있는 점포폐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점포폐쇄시 노조와 협의하자는 요구도 포함했다.

노조 저임금직군 임금격차 해소 요구
사용자 0.4~0.9% 수준 인상안 내놓아

사용자쪽은 최초 임금인상률을 0.4%로 제시했고, 이후에도 0.9% 수준에 그쳤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해 7월4일 교섭이 결렬했다. 중앙노사협의회 안건도 모두 협의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가 2.2% 임금인상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노사 양쪽 모두 수용을 거부해 쟁의조정 절차도 지난달 2일 중지됐다.

노조 임금인상률 4.3%는 한국은행이 올해 초 발표한 물가인상률 1.3%에 국가경제성장 전망 3%를 더한 수치다. 박홍배 위원장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금융회사가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인상하고 저임금직군의 임금격차 해소에 나서 사회양극화 해소와 사회적 책임 실천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지난해 공무원 임금인상률 2.8%보다 낮은 1.8%에 합의하고 이를 지역화폐와 사회연대임금 기부 등으로 전환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사용자쪽이 산별노조와 산별중앙교섭을 부정했다고 밝혔다. 박홍배 위원장은 “산별중앙교섭에서 임금과 노동조건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게 불합리하다며 사용자단체 탈퇴까지 거론했다”며 “산별교섭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중식시간 동시 사용은 근로기준법상 정해진 법정 휴게시간 1시간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다. 노조와 사용자쪽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금융권 노동자 22%는 법정 휴게시간인 점심시간 1시간을 온전히 쓰지 못하고 있다. 교섭대표단으로 직접 교섭에 참여한 김형선 노조 IBK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외침은 2021년 점심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금융노동자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사모펀드 영업으로 고객을 거리로 내몰던 사용자가 노동자의 밥 먹을 권리 앞에서는 고객이 최우선 가치라고 떠드는 위선을 떨고 있다”고 비판했다.

7천 사업장 1인 시위, ‘줌’ 생중계 집회
김동명 위원장 “산별교섭 부정 용납 못 해”

결의대회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열렸다. 은행연합회 결의대회장에 박홍배 위원장과 노조 집행부, 그리고 교섭대표단 참여 지부 위원장이 모여 집회를 했다. 38개 지부는 각 사업장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줌으로 현장을 연결했다. 이 밖에 전국 7천개 금융사업장 앞에서 지회·분회장들이 1인 시위를 했고, 마찬가지로 줌으로 연결해 생중계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조의 지난해 사회적 연대임금 합의에도 사용자쪽은 소극적이고 부정적으로 교섭에 임했고 산별중앙교섭마저 부정했다”며 “5대 금융지주 기준으로 전년 대비 45.6%라는 기록적 이익성장을 거두고도 점포와 직원을 계속 줄이고 법정 휴게시간조차 보장하지 않는 사용자의 이기적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