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한국시티은행지부
소비자금융 매각 방식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을 빚어 온 한국씨티은행이 폭풍전야에 휩싸였다. 26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어떤 방침을 정하느냐에 따라 격랑이 몰아칠 수 있는 상황이다.
16일 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에 따르면 지부는 최근 매주 사용자쪽과 만나 임금·단체교섭과 매각 방침에 대한 노조 요구를 전달하고 있다. 가장 최근 만남에서는 매각시 노동자의 전직(이직)과 잔류 같은 노동자 고용승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한국시티은행은 고용승계와 인건비 해소를 위해 희망퇴직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통매각 상황에서 한국씨티은행의 협상력을 높이고 노동자의 고용승계도 원활히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몸집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게다가 다른 은행과 달리 수 년간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희망퇴직을 원하는 노동자도 상당수 있어 원활한 희망퇴직 진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부는 매각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 사전에 희망퇴직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지부 관계자는 “사용자도 매각 협상 과정에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노동자 내부의 수요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할 수 있도록 문을 열라는 요구”라며 “그리고 매각이 결정되면 전직(이직)자들을 최대한 많이 고용승계하고, 한국씨티은행에 잔류하는 노동자들의 기업금융 투입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부는 매각과정에서 정리해고처럼 비자발적으로 퇴사하는 인원을 단 한 명도 만들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씨티은행은 4월14일 뉴욕 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13개국 소비자금융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매각 물망에 올랐다. 당초에는 소비자금융 관련 부문을 한 데 묶어 매각하는 통매각에 노사가 공감했지만 사용자쪽이 6월 이사회에서 부분매각과 단계적 폐지(청산)를 준비한다고 밝히면서 파열음이 커졌다. 부분매각을 진행하면 소비자금융 부문에 종사한 노동자 2천여명의 고용이 불안정해지고 최악의 경우 정리해고될 우려도 있다는 게 지부 주장이다.
현재 매각 의사를 밝힌 곳의 실사를 마치고 제안서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식협상에 앞서 인수의향자의 제안서를 한국씨티은행이 점검하고 있는 단계다. 인수의향서를 낸 곳과 수, 내용 등은 철저히 기밀에 붙여진 상태다.
지부는 통매각을 요구하는 투쟁을 7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부분매각에 반대하는 문구를 적은 래핑버스로 서울시내를 순회하고, 모든 조합원이 부분매각에 반대하는 머리띠를 둘러 의사표현을 하고 있다. 17일부터는 정시출근 정시퇴근 투쟁에도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