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엠엠(옛 현대상선) 양대 노총 노조들이 올해 임금·단체교섭 결렬에 따라 공동투쟁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승선원 노동자들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경영진이 성실히 교섭에 임하지 않으면 이직까지 고려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선원노련 HMM해원연합노조(위원장 전정근)는 23일 “올해 임단협 교섭 결렬에 따른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92.1%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 453명 중 434명이 참여해 투표율 95.8%를 기록했다. 투표자 중 찬성은 400명으로 찬성률은 92.1%다. 높은 투표율과 찬성률이 나온 이유는 올해 임단협에서 노사 견해차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시작한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하다 2016년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받았다. 노동자들은 6년째 임금 동결을 버티며 회사가 정상화하는 데 함께했다. 그런데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최근 회사 매각을 추진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승선원으로 구성된 HMM해원연합노조와 육상직으로 구성된 사무금융노조는 오랜 기간 희생을 어느 정도 회복하기 위해 적정한 수준으로 임금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정근 위원장은 “HMM 직원 한 명당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은 6억4천600만원으로 전체 해운사 중 1위를 한 데다가 올해도 해운업 호황기를 맞아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희생하며 회사를 살린 직원들의 땀을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도 인상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두 노조 요구와 거리가 멀다. 회사를 매각하려는 산업은행이 반대해 임금인상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 노조 생각이다.
해원연합노조는 교섭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경쟁사인 엠에스씨(MSC)로 이직을 불사하겠다는 투쟁계획을 앞세워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했다. 운항 중 파업을 금지하는 선원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서다. 투표 가결로 조합원들의 강경한 의사가 확인된 셈이다.
육상직을 포괄하는 사무금융노조 HMM지부도 조만간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간다. 가결될 경우 두 노조는 공동투쟁본부 등을 꾸려 대응을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