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경쟁력 유지 위해 중단 없는 지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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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049회 작성일 21-06-08본문
항공노련, 연맹·직종 간 이해관계 조율해 한 목소리 내겠다
[인터뷰] 최대영 전국항공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는 수많은 산업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항공산업 역시 위기에 직면했고, 매출은 큰 폭으로 줄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돼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받았지만, 180일로 제한된 지원기간 종료를 앞두고 불안이 고조되기도 했다. 지난 6월 3일 열린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지원기간이 90일 연장돼 한숨을 돌렸지만,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대영 전국항공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으로부터 항공산업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들었다. 인터뷰는 6월 4일 항공노련 위원장실에서 진행됐다.
최대영 전국항공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 항공노련
- 항공산업이 최대의 위기상황에서 고사의 위기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지금 항공산업이 처한 상황은?
대형항공사(FSC)와 저가항공사(LCC)를 가리지 않고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특히 국제선은 여객 수요가 엄청나게 떨어졌어요. 우리나라에는 대형항공사(FSC) 2개, 저비용항공사(LCC) 2개, 화물전용 1개가 있습니다. 9개 항공사의 지난해 운송실적을 보면 여객은 2019년에 비해 68% 감소한 3,940만 명이고, 화물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325만 톤을 운송했습니다. 특히 국제선 여객은 전년보다 84% 감소한 1,424만 명에 그쳤고 국내선 여객은 전년대비 24% 감소한 2,516만 명이었습니다. 국제선 여객의 감소가 두드러집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LCC는 자본잠식 상태이고 이스타항공 같은 경우에는 매각을 진행 중입니다. 항공산업 전반적으로 과거 여객이 뜰 때와는 매출이 비교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회사의 재정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고용유지지원금이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조종사나 정비 등 기술이 필요한 직종은 베테랑이 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고용유지가 되지 않아 이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문제가 생기는 경우 상당히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여객 같은 경우 승객 감소로 인해 승무원들과 일반 사무직 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지상조업사들의 무급휴직으로 인해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백신 수급과 회사의 경영상황이 외부의 지원책과 맞물려서 활성화되지 않으면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 항공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비행기가 뜨지 않아도 항공사들의 현금 자산 소모는 지속됩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시장 회복이 느린 탓에 전체 고용 압박이 증가하고 있고, 세계 각국의 항공사들에서 지난해 약 190만 명의 고용이 감소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 항공산업 내에서 임금 감소에 따라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의 수익 마진은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습니다.
항공운송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다양합니다. 항공산업 내 타 직종에 비해 여객 수요에 따라 근무에 투입되는 항공승무원의 경우 상황이 심각합니다. 실제 비행근무는 1년 중 2~3개월 정도만 가능합니다. 휴업기간에는 기존 대비 약 절반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어렵게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항공산업에서는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 항공노련
- 그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견디고 있는가?
항공사들은 자산을 매각하면서 유동자금을 만들어 위기상황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해 최소한의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용유지지원금이 지급되더라도 항공사가 부담하는 비용이 큽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최대 하루 6만 6,000원이 지원됩니다. 그 나머지 부분은 항공사가 부담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이전의 수요를 회복하려면 2∼4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백신 보급에 따른 단계적 입국제한 완화조치가 기대되지만 2024년이 되어서야 2019년 수준으로 승객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항공노련은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 기간 연장을 요구했고, 지난 3일 지원기간이 90일 연장됐다.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70여 년간 성장해 온 항공산업 생태계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지난해 항공운송 분야에서 약 10만 5,000명, 제작·여행·서비스 등 연관산업을 포함하면 약 20만 명 이상의 종사자들의 고용불안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항공산업은 종사자들이 베테랑이 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산업입니다. 통상 조종사의 경우, 부기장 승급 시까지 약 3년, 부기장 승급 후 기장이 되기까지 4∼8년가량 소요됩니다. 정비사도 자격 취득까지 약 2년, 숙련되기까지 약 4∼6년이 소요됩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항공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근무 중인 인력의 고용안정이 필수적입니다. 정부가 항공산업 종사자에 대한 고용지원을 강화하지 않을 경우 항공산업이 붕괴될 수 있습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정부가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고용을 유지하라고 지원하는 겁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이 180일로 규정돼 있었는데, 이번에 90일이 연장돼 270일까지 지원됩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다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이 90일 연장돼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돼 환영합니다. 다만 3개월에 이르는 간극이 있는 만큼 그 기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연착륙해서 내년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이 연계될 수 있게 했다면 항공산업 노동들에게 보탬이 됐을 텐데, 90일 연장에 그친 부분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LCC 같은 경우 고용유지지원금이 종료될 때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무급휴직으로 전환한다고 얘기해놨다가 90일 연장돼서 다시 유급으로 되돌리기도 했습니다. 무급으로 전환되면 해고 요건이 성립됩니다. 정부가 계속 지원해줘야 항공사들이 더 이상 침체되지 않고 그나마 유지하면서 갈 수 있습니다.
- 한편으로는 정부의 지원에만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고, 코로나 상황과 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 같은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한다고 보는가?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주력 산업인 반도체, 의약・바이오 등 첨단산업 운송을 담당하는 핵심 기간산업입니다. 비판도 있을 수 있지만, 항공산업은 항공운송뿐만 아니라 항공 제작·정비, 공항 운영, 물류, 관광 등 다른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매우 큰 산업입니다. 항공산업 생태계 위기가 지속되면 전·후방 연관산업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초래하고, 노사관계 악화는 물론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EU,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이 코로나 상황에 대응하여 자국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지원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함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항공산업에 대한 중단 없는 지원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합니다.
항공노련은 항공산업 노동자들이 처한 최악의 상황을 소통과 연대로 극복해 나가고 있으며, 한국노총의 전폭적인 정책적 지원과 관련 산업별 노동단체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나가고 있습니다. 항공노련은 20만 항공산업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생존권 사수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 항공노련
- 항공산업 종사자의 권익을 보호하려면 다른 총연맹이나 산별연맹에 소속된 노동조합들과의 협력도 필요할 것 같은데?
지난 5월초 항공노련은 한국노총 및 민주노총 산하 관련 8개 노동조합들과 함께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연장과 특별고용지원업종 신속지원프로그램 재시행을 요청하는 정책건의문을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정책건의문 작성 시 사전에 배포하고 의견을 수렴한 결과물입니다. 이번 고용유지지원정책과 관련해서도 항공노련은 지난 2월 한국노총 각 산별연맹들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대응한 바 있습니다. 항공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체 노동자들을 아우르는 정책적, 조직적 활동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급변하는 항공산업 변화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기 위해 역량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확보해 나가겠습니다.
- 항공산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직종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직종으로 인해 이해관계가 불일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항공노련이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대한항공에서의 경험을 항공노련 운영에 적용해 볼 생각입니다. 대한항공노동조합도 다양한 직종이 포함된 노동조합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각 직종별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공통분모를 찾아 노동조합을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실천 가능한 대안을 찾고 직종 간의 이견을 조율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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