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주차장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한국씨티은행지부>


한국씨티은행 노동자들이 사용자쪽의 부분매각에 맞서 투쟁을 본격화한다.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쟁의권을 확보한 이들은 씨티그룹 본사 항의와 우리나라 금융당국에 대한 압박을 병행하기로 했다.

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위원장 진창근)는 지난 10일 오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율 93.2%, 찬성률 99.14%로 가결됐다고 13일 밝혔다. 지부는 “사상 최고 찬성률”이라며 “은행 전체가 아닌 사업부문 매각이라 내부 결속력이 약할 수 있다는 일부 우려를 말끔하게 해소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의 노조 가입률은 약 80% 수준이다. 지부는 “은행 내 복수노조이자 세대별노조인 50+ 금융노동조합 연대회의도 지부 활동에 연대하기로 한 만큼 영향력은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지부는 씨티그룹 본사에 경고장을 보낼 계획이다. 지부는 “8일 개최한 규탄집회를 비롯한 각종 영상을 해외용으로 편집해 ‘씨티은행과의 이혼 전쟁’ 시리즈물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개재할 것”이라며 “제인 프레이저 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에게도 폭탄메일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금융당국과 정치권에는 타국 정부와 의회의 사례를 알릴 계획이다. 4월14일 씨티그룹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13개국 소비자금융 철수를 공식화하자 대만의회는 즉각 “철수 발표 전날에야 금융당국에 알린 것은 대만금융당국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조급해 말고 천천히, 엄격하게 법에 따라 심사할 것을 요구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대만금융당국도 “대만씨티은행의 수익 급감은 씨티그룹 본사의 경영문제 때문”이라며 “반드시 법에 따라 신중하게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씨티은행은 4월14일 소비자금융 철수 발표 이후 줄곧 개인·커머셜과 신용카드 부문 같은 소비자부문을 통매각하는 방침을 유지했으나 3일 통매각시 매각이 어렵다며 돌연 부문별로 떼어 파는 부분 매각과 청산 방식으로 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