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노조 : 삼성디스플레이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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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007회 작성일 21-06-21본문
이 주의 노조 : 삼성디스플레이노조
한국노총 금속노련 삼성디스플레이노조(공동위원장 김정란·이창완)의 파업 여부가 이번 주 내내 언론을 장식했습니다. ‘삼성그룹 내 첫 파업’, ‘임금 6.8% 올려달라’, ‘전자업계를 덮친 노조 리스크’ 등의 제목이 붙었는데요.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오는 21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그간 임금협상에서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월부터 진행된 사측과의 임금협상은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지지부진했습니다. 노동조합은 임금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거부했습니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지난달 27일 제8차 단체교섭에서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여기에 부당노동행위가 더해졌습니다. 노동조합이 사내메일로 작업안전에 대한 설문조사 메일을 발송하려고 했으나 회사가 발송을 차단한 겁니다. 사측은 외에도 노동조합이 이미 발송했던 메일을 직원들의 메일 보관함에서 일방적으로 삭제하는 등 노동조합의 활동을 막아 왔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단체협약에서 사내전산망을 이용해 이메일 발송을 하는 것을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이메일을 차단·삭제한 행위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교섭도 풀리지 않고, 활동도 부당하게 통제하니 삼성디스플레이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겁니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21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계획 중입니다. 다만 이번 파업엔 조합원 모두가 참여하지는 않습니다. 21일 시작되는 파업은 일단 공동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노동조합 간부 6명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노동조합은 추후 회사의 입장변화 여부를 보고 투쟁수위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김정란 삼성디스플레이노조 공동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정란(왼쪽), 이창완(오른쪽) 한국노총 금속노련 삼성디스플레이노조 공동위원장 ⓒ 삼성디스플레이노조
- 교섭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교섭에서는 노조의 요구안과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의 공동요구안을 놓고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임금인상과 자료요청이 중심이었다.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는 올해 임금 6.8% 인상을 공동으로 요구했다. 표준생계비와 조합원 월급·평균가구수를 계산해서 나온 결과였다.
그런데 회사는 노사협의회와 4.5% 임금인상을 결정해놓고 ‘더 올려줄 수 없다’는 식으로 나왔다. 어떤 것을 토대로 4.5%의 인상이 나왔는지 데이터를 달라고 해도 일체 거부했다.
자료제공 같은 경우도 우리가 하나의 독립 법인이 아니라 삼성의 계열사일 뿐이니까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자료를 주면 다른 계열사에서 눈치를 받는다는 발언도 있었다. 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임금자료, 세부 운영안이 나와 있지 않은 규정들의 투명화조차 거부했다. 막바지에는 이제 그만하면 안 되겠냐는 식으로 반응해서 쟁의활동까지 하게 됐다.
- 회사의 제안은 왜 거절했나?
회사에서 제시한 건 크게 세 가지였다. 회사와 정기적으로 노사TF를 구성해서 회의를 하겠다는 것, 4.5% 임금인상은 노조와 발표한 것으로 명문화 시켜주겠다는 것, 노동조합 활동기금을 지원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회사는 노사협의회하고만 진행한 임금과 복지에 대한 협의에 노동조합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노동조합이 없었더라면 이 정도도 협의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동조합의 의견을 이미 반영해줬기 때문에 노동조합과의 임금교섭에서는 어떠한 사항도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우리가 요구한 임금협상은 내려놓고 이 정도로 가져가서 끝내자는 거였다. 그래서 더더욱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거부했다. 다시 가지고 오든지 하라는 것이다.
- 노동조합은 임금인상 외에도 위험수당 신설과 해외출장자 처우개선 등을 요구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위험수당이라고 표시된 게 없다. 작업을 할 때 무거운 것을 들거나 또는 반복적인 작업을 해서 근골격계 질환을 얻는 경우도 있다. 설비와 약품을 사용하기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위험수당은 필요하다.
- 노동조합 활동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노동조합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삭제하기도 했다. 얼마 전 이 부분이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받았다.
사측은 지노위 1차 판결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1심에 대한 입장이나 사과조차 없었다.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전까지만 해도 사측이 노조를 무시하고 있다는 게 기정사실이었다.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으니까 그런 행동을 한 거라고 생각한다. 부당노동행위를 인정받으면서 사측의 태도가 바뀐 부분이 있긴 하다. 지금은 최대한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하려고 하는 게 보인다. 그래도 사측은 부당노동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 이번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선거에서 노동조합 출신 인사들이 과반을 차지하는 결과가 나왔다. 향후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산업안전보건위원회라든지 제도개선이 가능한 곳에 노사협의회를 통해 참석할 수 있다. 그동안은 노조가 과반이 아니라 참여하지 못했다. 노사협의회의 법적 취지에 맞게 정상 운영 시켜나가겠다. 또 노사협의회의 회의 내용이 공개가 잘 안 됐다. 그런 것도 확실하게 오픈시키고 싶다.
- 여러 언론의 우려와는 달리 21일부터 진행하는 파업에는 6명이 참여한다. 조합원전체가 참여하지 않아 영향력이 그만큼 적어질 수밖에 없는데, 결정하기까지 어떤 고민이 있었나.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파업에 참여하는 6명은 선발대다. 간부들이 먼저 파업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조합원이 모두 파업을 한다고 하면 거부감이 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먼저 시작하고, 조합원 스스로 파업 참가를 늘려나가려고 하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노조는 만들어진지 2년도 안 됐다. 노조가 아직 크게 성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조합원에게 말하고 싶다. 노조를 조금 더 믿어줬으면 한다.
회사가 노조에 대화요청을 하지 않는다면 투쟁 수위를 한 단계 한 단계 계단식으로 올릴 것이다. 회사가 노조와 잘 대화할 생각이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노사관계를 잘 끌어가려면 무엇이 좋은 결정인지 생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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