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라고 왜 최저임금도 안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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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008회 작성일 21-07-06본문
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진행된 ‘노년노동자 최저임금 실태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인들이 일을 하고 있지만, 노인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노년알바노조준비위원회(공동위원장 임진순‧허영구)와 평등노동자회는 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년노동자 최저임금 실태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2018년 기준 43.4%다. 10명 중 4명은 중위소득의 절반인 85만 원 가량 이하로 생활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노인들은 일하는 이유와도 같다. 2020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년의 36.9%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중 73.9%가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다.
노년알바노조준비위원회와 평등노동자회는 5월 18일부터 6월 18일까지 기초연금을 받는 전국의 65세 이상 노인 45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허영구 노년알바노조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여성 노인들은 청소노동, 남성 노인들은 경비노동에서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쥐꼬리만큼 올리는 최저임금을 이유로 휴게시간을 대폭 올리거나 1일 계약 노동시간을 줄여서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을 삭감하거나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또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계약기간을 짧게 하거나 산재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실태조사에 참여한 청소노동자 13명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6.75시간으로 8시간보다 1.25시간 짧았다. 또한 이들의 월평균 임금은 최저임금(시급 8,720원) 기준 81.3%(148만 2,308원)에 지나지 않았다.
노년알바노조준비위원회는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 미만으로 설정한 경우 식사시간 등 1~2시간을 휴게시간으로 간주해 임금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루 8시간 주5일제 근무를 하는 청소노동자는 1명에 지나지 않았고, 그마저도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한 월 161만 원을 받고 있었다.
경비노동자의 경우 대부분 하루 12시간 2교대 근무를 시행했다. 이때 소정근로시간은 12시간(7명) 혹은 8시간(8명)이었다. 소정근로시간이 8시간인 경우는 휴게시간을 4시간으로 설정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9.9시간, 월 평균 301시간을 일했지만, 평균 임금은 191만 원으로 최저임금 대비 23만 7,000원가량 적게 받았다.
노년알바노조준비위원회는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은 경비 업무뿐만 아니라 택배관리, 아파트 주변 청소, 분리 수거, 차량통제 등 여러 가지 업무를 담당한다. 경비 외 업무를 겸직하면 최저시급을 주지 않아도 되는 감시‧단속 노동자에서 일반노동자로 전환된다”며 “이 경우 임금이 올라야 하지만 아파트 관리비 증가로 인한 고용불안 우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모인 이들은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2022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사간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모든 논의는 최저임금 인상 금액에만 집중됐고 불법에 대해서는 방치돼 있다”면서,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년노동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생계가 가능한 최저임금 준수,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한 근무조건 후퇴를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년알바노조준비위원회와 평등노동자회는 이후 노인복지문제에 관한 실태조사도 진행하여 발표할 예정이다. 노년알바노조는 올해 11월에 정식으로 발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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