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섭 전국공공노련 위원장 “‘공공연맹=공공부문 대표’ 공식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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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429회 작성일 21-02-15본문
류기섭이 만들어 갈 공공연맹의 3년
[인터뷰 전문] 류기섭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지난해 12월 14일 치러진 제7대 공공연맹 임원 선거는 96.72%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경선으로 치러진 제7대 공공연맹 임원 선거에서는 제6대 집행부에서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한 류기섭 위원장 후보조가 당선됐다.
선거운동 기간 중 <참여와혁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름 중 마지막 ‘섭’자는 보통 이름자에 쓰는 ‘불꽃 섭(燮)’자가 아닌, 교섭할 때 쓰는 ‘건널 섭(涉)’자”라며 “노동조합에 헌신해온 게 어쩌면 숙명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한 류기섭 위원장. 그런 류기섭 위원장이 만들어 갈 공공연맹의 3년은 어떤 모습일까? 임기를 시작한 지 2주가 지난 1월 14일, 공공연맹 사무실에서 류기섭 공공연맹 위원장을 만났다.
다양한 분야가 모인 공공연맹,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필요해
- 당선을 축하한다. 당선을 예상했나?
선거에 출마할 때는 당연히 당선을 목표로 한다. 조합원은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에게 임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 그러한 기대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기에 특별한 이견이 없다면 당선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당선과는 별개로 득표율은 사실 개표를 해봐야 아는 것 아닌가. 득표율에 대해서는 확신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예상한 만큼 득표율이 나온 것 같다.
- 이번 공공연맹 임원 선거는 97%에 가까운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에 유독 투표율이 높게 나온 건가? 투표율이 높게 나온 것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번에 기록한 투표율이 그렇게 특별한 수치는 아니다. 3년 전, 제6대 공공연맹 임원 선거에서도 이번 임원 선거 투표율과 비슷한 수준의 투표율이 나왔다.﹡ 공공연맹은 다양한 조직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조직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현안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항상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게 사실이다. 어떤 후보가 자기가 속한 분야의 혹은 조직의 이해나 요구사항을 더 잘 반영해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평가하는 차원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셈이다. 투표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공공연맹은 2017년 12월에 치렀던 제6대 임원 선거에서도 95.9%의 투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 이번 선거에서 ‘원칙’과 ‘소통’을 강조했다. 반면 상대 후보조는 ‘변화’와 ‘개혁’을 슬로건으로 들고 나왔다. 선거 과정에서 ‘공공연맹의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상대 후보조가 공공연맹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변화와 개혁을 말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두 후보조 모두 제7대 임원 선거에 도전하는 입장이지만, 상대 후보조는 지난 집행부의 선출직 임원이 아니었기에 변화와 개혁을 강조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원칙과 소통을 강조한 이유는 지난 집행부에서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했기에 그동안 공공연맹과 지난 집행부가 진행해 왔던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공연맹의 노동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 그런 측면에서 원칙과 소통을 강조한 것이다.
물론 변화는 늘 필요하다. 현재의 대정부 관계나 기타 여러 부분에서 일정한 변화가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이게 특별한 변화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 공공연맹 위원장으로서 일한 지 2주가 지났다. 2주 동안 살펴본 공공연맹에서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선거 과정에서 원칙과 소통을 강조한 또 다른 이유는 공공연맹에는 다양한 공공부문의 노동조합이 가입돼있기 때문이다. 공공연맹에서 각종 회의나 워크숍을 진행하면, 공공연맹에 가입한 모든 부문에 관해 고르게 의견이 나오지는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어느 한 부문에 편중된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한 상황에 대한 회원조합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공공연맹에 가입한 회원조합은 160여 개에 달한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렇게 많은 회원조합을 어떻게 관리하고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관한 고민이 크다. ‘개별 회원조합의 현안과 공공연맹 차원의 정책의 어울림’이라는 큰 명제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에 관한 고민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또 다른 고민은 현재 공공연맹의 조합원이 6만 명 정도 된다. 근데 공공연맹 사무처에서 일하는 상근 간부는 10명 정도다. 조직 규모에 비해 상근 간부가 부족한데 이들이 6만 명의 조합원과 160여 개의 회원조합의 모든 일을 관장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도 연맹체가 당연히 해야 할 회원조합 관리를 개별 사무처 간부의 희생이 아닌, 공공연맹의 시스템으로 어떻게 만들어갈까 역시 공공연맹 위원장으로서 염두하고 있는 과제다.
공공연맹의 3년,
어떻게 흘러갈까?
- 공공연맹에 당면한 과제가 많다. 당장 1월에 공무직 발전협의회가 재개된다. 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공기관위원회 2기가 오는 4월 가동될 예정이다. 이렇듯 공공부문 전반의 거대한 정책 현안에 관한 대응방안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공공부문 전반을 둘러싼 거대한 현안은 사실 갑자기 생겨난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지난 정부부터 공공부문 정책에 대한 로드맵이 부재했기에 이런 상황이 생긴 것이라고 본다. 공공부문은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 기조 자체가 크게 바뀐다. 정부에서 명확한 공공부문 정책의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결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 문제를 모두 누적시켜왔다. 그래서 풀어야 할 과제가 굉장히 많다. 그렇지만 시급한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입법발의가 된 노동이사제를 예로 들어보자. 노동이사제는 이번 정부의 공약사항이었다. 노동이사제에 관한 이해와 공감이 있다면,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게 맞다. 지난해 11월,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원회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게 아직 경사노위 본위원회에서 합의된 건 아니다. 본위원회에서 노동이사제 도입과 관련한 내용에 관한 빠른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 다음으로 사회적 요구이자 국가적 과제인 생산인구감소 문제는 정년연장 논의와 연계해 빠르게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정년연장 논의가 시작되면, 현장에서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임금피크제에 관한 논의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당시, 중앙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정년은 57세였다.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늘어난 정년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의 임금피크제를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방공기업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전부터 정년이 60세였다. 지방공기업은 정부가 강제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불합리하게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측면이 크다. 그렇기에 임금피크제 문제가 공공부문의 산적한 현안 중 핵심이라고 보는 것이다. 특히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공공부문에서 별도 정원으로 본다. 공공부문의 인건비는 총액인건비로 묶여있는데, 별도 정원이 늘어나면 정원 내 인원의 인건비 잠식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것에 대한 정원 내 인원의 불만이 상당하다.
정부는 우리 노동계와 어떤 과제의 핵심 문제가 뭔지를 논의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가야 한다. 큰 틀에서 방향성을 정리하고 그에 따라 세부사항을 맞춰나가는 게 좋은 것 같다.
﹡공공부문은 기획재정부에 의해 정원과 예산이 통제된다. 여기서 인건비 예산은 정원 내 인원에 대한 총액인건비로 책정된다. 정원 내 인원의 변동이 없다면 총액인건비는 달라지지 않기에 별도 정원, 그러니까 정원 외 인원이 늘어나면 한정된 예산 분배를 위한 분모가 커지기 때문에 개인에게 배정되는 예산이 줄어든다.
- 지난 집행부 당시 공공연맹은 2배 가까이 조직이 성장했다. 이번 선거에서 조직관리시스템의 변화를 약속했는데, 이는 조직의 양적 성장 속도보다 질적 성장 속도가 느린 것 같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공약인가? 이 공약의 청사진은 어느 정도 그려진 상태인가?
지역본부를 활성화해보자는 측면에서 조직관리시스템의 변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 정부가 ‘노동존중사회’라는 정책기조를 내세우면서 공공연맹이 양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공공부문 노동조합이 많은 상급단체 중에서도 한국노총 공공연맹을 선택하는 이유는 ‘공공연맹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노총 내에는 공공부문을 대표하는 다양한 연맹체가 있지만, 공공연맹은 다양한 공공부문 단위의 현안을 해결해왔고 그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그렇기에 이미 많은 분야에서 네트워크가 탄탄하게 조성돼있다. 노하우와 네트워크라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공공연맹은 앞으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다만 공공연맹에 가입한 이후, 회원조합은 공공연맹의 서비스를 받아야 할 때가 생긴다. 그런 서비스를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그렇다고 사무처 채용인원을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지역본부에 경험이 많은 위원장과의 소통구조를 먼저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들과의 유대나 조직에 대한 소속감이 먼저 만들어져야 공공연맹의 행사나 회의 등에 더 자주 참여할 수 있고 의견을 편하게 개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대표자회의나 대의원대회 등 회원조합 간부가 모였을 때 얘기를 나누다보면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회원조합이 많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회원조합 간에 정보공유나 교류가 활발해지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요구사항이 뭉치게 되고 그들의 의견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그래서 지역본부와 분과위원회 활성화를 통해 양적으로 늘어나는 조직에 대해 대응하고자 한다. 물론 지금의 구상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알 수 없다. 지금 구상 중인 방법이 부족하면 또 다른 대안을 찾으면 된다. 그렇게 연맹을 이끌고 싶다.
좀 다른 얘기지만, 사실 지난 집행부에서 수석부위원장을 할 때부터 공공연맹에 가입한 모든 회원조합의 현안을 자세히는 아니지만 최대한 챙기려고 노력했다. 그게 공공연맹을 이끌고 회원조합과 소통하는데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 회원조합의 현안이 해결되면 그 소식을 알게 되는 즉시 회원조합과 통화하는 편이다.
이러한 노력은 회원조합과의 소통구조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생각이다. 물론 모든 회원조합의 아주 세세한 현안까지 파악하고 통화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그렇게까지 할 자신은 없다. 그렇지만 여력이 되는 대로 회원조합의 현안이 해결되면 즉시 통화하는 건 계속할 생각이다. 이건 위원장으로서의 철학인 것 같다.
- 임기 중 대선과 지방선거가 예정됐다. 주요 공약 중 5,000명의 당원가입을 통한 정치세력화가 포함됐는데, 정치세력화 계획은 어느 정도 확정됐나?
김대중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5개의 정부를 거치면서 정권의 변화를 지켜봐왔다. 진보 정당과 보수 정당을 굳이 나눌 필요는 없지만, 노동에 대한 의식이나 가치관이 결여된 정당이 들어서면 노동탄압이나 노동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인 정책이 추진됐었다.
노동조합이 내부 결속만 다지고 내부의 현안에만 대응해나가는 것은 분명히 한계라고 본다. 사실 균형감 있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노동정책이 입안됐다면, 정치세력화를 굳이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았을 것이다. 20여 년 동안 노동 철학과 가치관에 문제가 있는 정당이 정권을 잡으면 그게 노동조합에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각종 선거 정국에서 노동조합의 정치세력화를 통해 노동계의 요구와 방향을 담고 있는 정당을 선택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노동의 가치를 담아내도록 정당을 압박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세력화는 그런 차원에서 주장하는 것이다.
5,000명이라는 기준을 세운 건 최소한 공공연맹의 10% 정도는 큰 무리 없이 당원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공공연맹의 위상과 현재 한국노총 내 정치세력화 추이를 봤을 때 5,000명이라면 공공연맹이 한국노총의 정치세력화 부문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이게 한국노총의 다른 연맹체의 정치세력화에도 영향을 끼친다면, 한국노총 내에서의 정치세력화 경쟁은 선의의 경쟁이기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이 시너지 효과가 노동존중사회와 노동이 소외받지 않을 권리를 끌어내고 더 나아가 노동정책이 올바르게 입안될 수 있는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 선거 공약이 전반적으로 공공연맹의 대외적인 위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구성됐다는 생각이 든다. 공공연맹의 존재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공공연맹이 공공부문 노동조합에서 더욱 두각을 드러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가?
그동안 대외적인 위상을 판단할 때 주로 조직의 규모로 판단했다. 그런데 다양한 공공부문의 노동자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특정한 누군가만을 대변한다면, 조직의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공연맹은 앞서 언급했듯이 공공부문의 다양한 노동조합이 가입한 연맹체다. 다양한 의견을 대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한국노총에서 공공부문에 대한 의견을 물을 때 다양한 분야의 노동조합이 가입한 연맹체에 묻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사실 공공부문에 대한 인식은 그렇게 좋지 않다. 신의 직장이나 철밥통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막상 들여다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이런 부분을 알려내고 사회공공성 같은 영역에서 실질적인 공공부문의 역할을 만들어내는 게 공공연맹의 최종 목표다.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회원조합도 바로 서야 하고 공공연맹 역시 바로 서서 회원조합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이렇듯 공공연맹의 역할이 강화될 때 공공연맹의 위상 역시 강화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번 집행부의 과제는 공공부문에 관해 논의할 때 ‘공공연맹과 얘기해야 논의가 잘 이뤄지는 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공무직의 노동이 온전히 존중받는 것,
그게 바로 처우개선
- 1월 4일, 한울타리공공노조 국회시설관리지부 조합원 전원이 국회사무처에 공무직으로 직접고용됐다. 당일에 지부에 먼저 축하전화를 했다고 들었다. 국회 시설관리직의 공무직 전환이 갖는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나?
공공기관과 달리 국회는 예산에서 행정부, 그러니까 기획재정부의 통제를 덜 받는다. 그래서 각종 처우나 노동조건의 개선이 조금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회 시설관리직이 용역노동자이던 시절에는 지출할 수 있는 사업비를 고정해놨기 때문에 처우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없었다. 예산에서의 유연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직접고용이 되면서 예산 자체를 국회사무처에서 통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노동조건이나 처우개선을 논의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판단한다. 앞으로 개선의 여지를 만드는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게 공공연맹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측면에서는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직접고용 소식을 듣자마자 전화를 한 거다.
- 이것과 맞물려 공무직 처우개선을 위해 공공연맹은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공무직위원회가 출범할 때 기대가 컸다. 공무직이 겪고 있는 차별사례가 빨리 해결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근데 지난 1년 동안 공무직위원회의 진행사항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공무원은 소속된 부처나 근무하는 지방에 따른 처우 차이가 거의 없다. 그런데 공무직은 다르다. 공무직은 소속된 부처나 근무하는 지방에 따라 처우가 천차만별이다. 이건 불합리한 거다. 이렇게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 정부가 왜 그냥 손을 놓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부는 공공부문을 강하게 통제하고 이를 통해 개혁하려고 한다. 근데 그것보다 내부의 곪은 상처를 먼저 치유해야 하는 게 아닐까? 왜 그건 해결하지 못하나? 정부에서 그걸 하지 못하니까 공공부문 노동조합이 나서는 거다.
공무직과 공무원. 한글에서는 딱 한 글자만 다르다. ‘공무’라는 글자는 같다. 물론 공무직과 공무원의 ‘공무’를 풀어쓰면 다르다. 공무원의 ‘공무’는 ‘공적인 업무’지만, 공무직의 ‘공무’는 ‘공공부문 무기계약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실 공무직 처우개선의 핵심은 급여수준이 아니다. 공무직은 허공에 떠 있는 존재다. 직제도 승급도 직업 코드도 없다. 처우라고 하면 흔히 급여만 생각한다. 그게 아니다. 처우개선의 핵심은 공무직이 온전하게 그들의 노동에 대한 존중을 받는 것이다. 입직 경로가 다르다고 해서 공무직의 노동이 보조적인 노동이라고 할 수 없다. 그들도 그들에게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 것이다. ‘공무직의 노동 역시 주체적인 노동’이라는 인식이 있다면 급여와 같은 문제는 따라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지점을 간과하지 않고자 한다.
- 공공연맹의 새로운 3년이 시작됐다. 류기섭이 이끌 공공연맹, 어떤 것을 주목하면 좋을까?
회원조합이 공공연맹에 가입한 게 후회되지 않는 공공연맹을 만들고 싶다. 공공연맹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도 회원조합의 작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공공연맹의 힘과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사실 그런 힘과 위상이 공공연맹을 상급단체로 둔 회원조합에 공공연맹이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닐까?
또 공공연맹이 우리나라 공공부문의 대표 노동조합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키고 싶다. 공공연맹이 공공성을 대표하고 있고, 공공연맹이 주장하는 것은 균형감 있는 주장이라는 인식을 심는 것이 이번 3년의 계획이자 목표다. 공공연맹의 3년을 그런 측면에서 바라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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