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법무법인 중심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제2민사부(재판장 견종철)는 김아무개씨 등 6명이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낸 근로에 관한 소송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삼표시멘트는 2008~2016년 사이 입사한 o사 소속 노동자인 김씨 등에게 삼척공장 종합 컴프레서와 환수펌프, 보일러 유지·관리 업무를 맡겼다. 경영이 어려웠던 삼표시멘트는 2013년 10월 회생절차에 들어가 2015년 3월 종결하는 과정을 거쳤다. 김씨 등은 2018년 3월 o사에서 모두 퇴사했다.
이들은 삼표시멘트사와 자신들이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고,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했기 때문에 삼표시멘트가 직접고용 의무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직접고용의무 청구와 함께 삼표시멘트 노동자였다면 받았을 임금 차액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법원은 노동자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였다. 서울고법은 “직접고용 청구권은 사용사업주에게 부과된 직접고용 의무 이행 차원에서 파견노동자가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고용 의사표시나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의사표시를 구할 수 있는 청구권”이라며 “직접고용 청구권은 재산상의 청구권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회생채권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은 “파견노동자의 직접고용 청구권 소멸시효는 민법 162조1항에 따라 10년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파견노동자와 정규직 간 임금차별 행위에 대해서도 법원은 ‘불법’으로 판단, 임금채권 소멸시효(3년)가 아닌 민법 766조 소멸시효를 적용해 10년이라고 판단했다. 또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과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직접고용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회생절차 종결 결정의 효력이 발생하면 직접고용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법원은 판시했다.
류재율 변호사(법무법인 중심)는 “지금까지 법원에서 직접고용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쟁점이었던 사안은 없기 때문에 이번 판결이 최초”라며 “파견노동자의 직접고용 청구권과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를 10년으로 인정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류 변호사는 “또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직접고용 청구권도 소멸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법원이 회생절차 종결 효력이 발생하면 직접고용 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함에 따라 해당 주장은 설 곳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은 이번 사건에서 정년을 넘긴 파견노동자의 손해배상 청구도 폭넓게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