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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동원한 하나투어, “권고사직 가장한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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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224회 작성일 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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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동원한 하나투어, “권고사직 가장한 정리해고”

 


하나투어노조, “‘경영효율화’ 중단하고 고용유지 최우선 목표 삼아야”

하나투어가 인력감축 계획을 발표하기 전 법무법인 김앤장을 통해 직책자에게 직원 면담을 교육했고, 경영효율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하나투어의 인력감축은 ‘권고사직을 가장한 정리해고’ 수순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하나투어의 일방적인 인력감축에 반대하며 본사 앞 농성 중이던 하나투어노조는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통해 고용유지방안에 대해 논의하자”고 거듭 촉구했다. 한국노총 관광·서비스연맹 하나투어노동조합(위원장 박순용, 이하 하나투어노조)는 17일 오전 11시 하나투어 본사 앞에서 ‘하나투어 불법 정리해고 철회와 원상복귀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이와 같이 밝혔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 앞에서 진행된 ‘하나투어 불법 정리해고 철회와 원상복귀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강석윤 관광·서비스연맹 위원장, 박순용 하나투어노조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하나투어, 사모펀드 경영참여 후 무급휴직에 인력감축 강행

보통의 관광업계와 마찬가지로 하나투어도 2016년 사드의 영향을 받았다.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자 하나투어가 자회사를 설립해 확장한 면세점과 호텔 등의 사업에서 적자를 봤다. 이후 2019년 12월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하나투어 지분 16.7%를 인수하고, 회사의 대표도 사모펀드 소속으로 변경되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 하나투어는 IMM PE의 특수목적법인인 ‘하모니아1호’ 유한회사가 최대 주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사드를 넘긴 관광산업에는 코로나19라는 위기가 또다시 닥쳤다. 여행업계는 긴 휴직으로 ‘일단 버티기’에 돌입했다. 그 중 하나투어는 전 직원 무급휴직을 발 빠르게 시작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고용유지지원금 154억 원을 받아가며 무급휴직을 실시했고, 지난해 12월부터는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은 채 무급휴직을 이어갔다.

하나투어노조는 “사모펀드가 경영에 참여해도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창업자인 박상환 회장을 포함한 그 동안의 경영진의 말을 믿었기에 사모펀드에 대해 하나투어 노동자는 격한 반대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1월 중순 하나투어는 전 직원의 50%에 해당하는 1,000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실제로 희망퇴직 권고 제안을 받은 사람들이 만든 오픈채팅방 가입자는 800명을 넘기기도 했다. 하나투어노조는 구조조정 대상자가 사전에 정해져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팀의 절반 이상이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추측이다.

또한 하나투어노조는 1월 8일 하나투어가 김앤장 법무법인을 통해 부서장과 팀장 등 직책자를 대상으로 면담 방법에 대한 내용을 사전교육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와혁신>이 하나투어노조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한 중간관리자는 “자회사를 포함해 각 본부별 부서장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인사부 주관으로 김앤장이 약 2시간 정도 면담집행방법에 대해 교육했다”고 증언했다. 김앤장의 교육은 하나투어가 1월 18일 직원들에게 인력감축 계획을 메일로 발송하기 이전에 일어난 일이다. 이는 하나투어가 본사 차원에서 사전에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나투어노조, “노동조합과 논의 시작하라”

하나투어는 인력감축 계획에 대해 “공식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각 본부의 본부장이 판단해서 자발적으로 진행한 것”이고, 하나투어는 현재 ‘조직효율화’ 과정 중이라는 해명이다. 하지만 공식적이지 않았다는 하나투어의 말과는 다르게 각 본부 직책자들은 직원들과 개별면담을 진행했다. 개별면담 대상자를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노동조합은 “일부 대상자는 면담 중 강압적으로 퇴사를 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강석윤 관광·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코로나19로 대다수의 직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정리해고가 이뤄지고 있다. 회사는 권고사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누가 대상인지, 어떤 기준으로 결정되는지 직원들은 아는 내용이 없다. 이것은 권고사직을 가장한 정리해고다”라며 “어떻게 본부장들이 회사 차원의 지시도 없이 약 1,000여 명의 직원들을 정리해고할 수 있냐. 우리 연맹은 이 상황의 진상규명과 실체를 밝히기 위해 회사 측에 정식 교섭을 요청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회사는 차일피일 협상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3월부터 하나투어 본사 앞에서 농성을 진행 중인 하나투어노조는 17일 기자회견에서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통해 고용유지방안을 논의하자고 촉구했다. 박순용 하나투어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소한 구조조정만큼은 노사가 충분히 대화한 후 무겁게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에 하나투어는 구성원 모두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구조조정을 철회하고 처음부터 다시 대화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하나투어노조는 사용자 측과 모든 영역에서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것이다. 사용자 측도 열린 마음으로 노조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발언했다.

한편, 김진국·송미선 하나투어 공동대표는 기자회견 전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들은 “회사는 생존과 미래발전을 전제로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는 조직구조 개선을 하였으며, 이후 인위적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조직별 효율화와 특별안식년 신청 및 접수를 받았다”며 “회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함에 있어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더해진다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계획이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하나투어는 교섭요구 사실 공고문을 내기도 했다. 하나투어노조는 2월 19일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시된 노조의 주장에 대해 하나투어의 입장을 들으려고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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