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투어노조가 2일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 건물 앞에서 정리해고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밝힌 하나투어가 기한이 지나도록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사실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을 한다.

하나투어노조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 앞에서 선전전을 했다. 노조는 이달 초 설립돼 지난 19일 사측에 교섭을 요구했다. 상급단체는 관광·서비스노련이다.

하나투어는 창립 28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가 만들어졌다. 노조가 이를 고려해 이날까지 사측에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라고 고지했지만 사측은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지 11일이 지난 2일까지도 교섭요구를 공고하지 않았다. 교섭요구를 받은 사용자는 노조에서 교섭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간 이를 공고해야 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단수노조 사업장의 경우 교섭공고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어 고용노동부에 질의해 놓은 상태”라며 “노조가 있던 적이 없어 절차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노동부 답변이 오면 법적인 절차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사실상 사측이 교섭에 참여할 의지가 낮다고 보고 있다. 3일 서울지노위에 교섭요구사실 공고에 대한 시정 신청을 한다.

송현기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삼신)는 “노동부가 최신 행정해석에서 밝히기로는 단수노조 사업장이라고 하더라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거치도록 하고 있다”며 “단수노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교섭요구 공고 절차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부터 평일 점심시간마다 선전전을 이어 갈 예정이다. 사측이 지난달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감행하면서도 본사의 공식 입장이 아닌 본부(부서의 상급 개념)장들의 개별적인 계획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이 사실상 구조조정 수순에 돌입했다고 지적한다.

이영기 노조 회계감사는 “퇴직합의서를 작성한 직원들은 자회사 전출이나 퇴직 외에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사람이 많다”며 “4개월간 무급휴직을 이어 오자 직원들은 무기력한 상태에서 사측에 의해 강요 아닌 강요를 받아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승원 관광·서비스노련 부위원장은 “지난주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관광산업위원회 간사회의에서 사용자단체와 정부에 하나투어 노사 문제에 대한 중재를 요청했다”며 “19일 예정된 관광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하나투어 인력감축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