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설연휴를 앞두고 선원 임금체불 해소를 위한 특별감독을 한다고 10일 밝혔다. 특별감독은 1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이뤄진다. 지방해양수산청 11곳이 각각 점검반을 편성해 감독한다. 최근 3년간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한 업체와 체불이 우려되는 업체가 점검 대상이다. 임금체불 사실을 확인하면 청산 대책 마련을 지시한다. 만약 적발된 업체가 체불임금을 청산하지 못하면 검찰에 송치한다.
업체가 도산하거나 파산한 때는 우선 선원임금채권보장기금 활용을 안내한다. 이 기금은 선원법에 따라 한국해운조합이 운용하는 일종의 보험이다. 선박소유자의 파산 같은 사유로 선원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대신 지급한다. 임금의 최종 4개월분과 퇴직금의 최종 4년분까지 받을 수 있다. 해수부는 또 해당 업체가 선박을 경매 처분할 때 선원 임금을 최우선 변제하도록 할 계획이다.
다음달 19일부터 임금체불 선주 명단 공개
다음달 19일부터 임금체불 선주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한다. 체불임금에 대한 지연이자를 부과하는 내용의 선원법 개정안이 지난해 2월 국회를 통과해 2월19일 시행한다. 정부는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지연이자 20%를 부과하고 상습 임금체불 선박 소유주 명단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선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 시행령 시행일은 다음달 19일이다.
정부는 이번 특별감독으로 선원 체불임금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종호 해수부 선원정책과장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어렵다 보니 체불이 더욱 심화했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이번 감독을 통해 문제를 해소하고 연휴를 맞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매년 명절 연휴를 앞두고 특별감독을 실시했다. 지난해 설·추석 연휴를 앞두고 특별감독을 실시해 선원 238명의 체불임금 21억원을 해소했다.
다만 특별감독 외에 일상적인 임금체불 방지를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수부 소속 선원근로감독관이 여전히 부족한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해수부는 선원근로감독관 정원을 10명 이상 늘리기 위해 올해도 기획재정부와 논의를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뒤떨어진 선원 임금채권보장 제도
임금채권보장기금 개선도 필요하다. 선원임금채권보장기금은 선원법에 따른 기금이지만 정부의 일반회계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선박 소유주가 전액 부담하고 있어 규모가 영세하다.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세용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은 “선원임금보장채권기금은 선주가 파산선고를 받거나 도산했을 때 등을 전제한다”며 “선주가 의도적으로 임금을 체납하고 있을 때는 이 기금의 적용을 받기 어려워 임금체불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선원과 달리 육지노동자는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체당금을 받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소액체당금은 2019년 7월 법을 개정하면서 사업주의 도산이나 파산선고가 없어도 임금체불 사실을 확인하면 받을 수 있다. 한도도 기존 7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선원은 선원법에 따라 선원임금채권보장 제도의 적용을 받으면서 체당금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