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6일 이른바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1년6개월을 맞는다. 하지만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여전히 직장갑질을 당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직장인 8~9명은 직장갑질 가해자를 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2일부터 29일까지 만 19~55세 직장인 1천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지난 1년간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한 직장인은 34.1%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갑질 경험은 비정규직·비사무직·5명 미만·월 150만원 미만에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갑질 유형별로 보면 모욕·명예훼손(23.4%)이 가장 많았고, 부당지시(18.8%), 업무외 강요(15.2%), 따돌림·차별(13.5%), 폭행·폭언(12.7%) 순이었다.
괴롭힘 행위자는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44.6%로 가장 많았고, 사용자(27.9%), 비슷한 직급 동료(15.8%) 순이었다. 고객·민원인·거래처직원(4.4%), 사용자의 친인척(2.6%), 원청업체 관리자·직원(2.3%) 등 이른바 ‘갑’의 지위에 있는 특수관계인이 9.3%나 됐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뒤 괴롭힘이 얼마나 줄었을까. “줄었다”는 응답은 54.4%, “줄지 않았다” 45.6%로 각각 나타났다. “줄지 않았다”는 응답은 여성(50.8)%, 20대(51.9%)·30대(52.6%), 비정규직(50.0%), 서비스직(50.0%), 5명 미만(52.7%)에서 높았다.
직장내 괴롭힘 신고 경험자는 2.6%로 매우 저조했다. 신고 경험자의 53.8%는 “직장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69.2%가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경험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인들은 불이익을 당할까봐 신고를 하지 못하고, 갑질을 참거나 본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있다”며 “근기법 76조의3(직장내 괴롭힘 발생시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도 처벌조항이 없고 신고시 불리한 처우를 할 때 벌칙조항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85.4%는 가해자 처벌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답했다. 조치의무 불이행 처벌(80.2%), 5명 미만 사업장 적용(85.5%), 3자(특수인) 적용(86.0%)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직장갑질119는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이 하루빨리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