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정기훈 기자>


오비맥주와 물류운송 위탁계약을 맺었던 CJ대한통운이 재하청을 준 물류회사 직원 인사권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비맥주가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 있는 물류회사 직원을 상대로 한 직접적 업무지시와 근태관리 등으로 불법파견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CJ대한통운 책임론도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22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J대한통운 담당 간부와 하청업체 직원 간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파일에는 CJ대한통운측이 재하청 회사 인사에 관여한 것으로 해석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 CJ대한통운 간부는 해당 하청업체 직원이 직매장 소장으로 오자 “(오비맥주측에서) 소장님을 싫어하니 … 여기에 대해서 대안을 어떻게 갖고 갈 것인지 의견을 달라는 전화가 왔다”고 말했고, 이에 따라 CJ대한통운 간부가 하청업체 대표에게 해당 직원을 고용해선 안 된다고 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다.

이 의원은 “CJ대한통운은 명목상 수급자들을 통해 사실상 불법파견업체로 역할을 하며 인사와 안전 등 경영 전반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구조로 운영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의 불출석으로 대리출석한 신영수 택배부문 대표는 인사개입 의혹에 대해 “오비맥주와 관련해 1월에 계약이 종료됐다”며 “(하청업체 직원) 고용승계와 관련해 타 사업장에 근무할 수 있도록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불법파견 근로감독 청원과 병행해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역을 옮겨서 전원 취업할 수 있는 안을 제안한 상태지만 노사 간 이견이 있기 때문에 합의를 통해 고용승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비맥주와 오비맥주경인직매장 노동자들은 지난달 28일 10차 교섭을 마지막으로 교섭이 결렬된 상태다. 박종현 한국노총 부천김포지역지부 의장은 지난 15일부터 이날로 8일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지부와 부천지역노조 오비맥주경인직매장분회는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오비맥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