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노조와 2021년 임금교섭을 하는 와중에 노사협의회를 열어 일부 직원에게 고정시간외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재산정 소급분을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 조합원을 포함해 4천여명이 지난해 말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자 노사협의회를 통해 급하게 통상임금 문제를 정리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삼성디스플레이노조에 따르면 이날 회사는 사내게시판에 ‘CL2(사원·대리) 직급 설비·제조 정규교대 직원 급여체계 개선’을 공지했다. 회사는 “(해당 직원의) 고정시간외수당 같은 임금항목은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는 사례가 있어 회사는 노사협의회와 논의 끝에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자 한다”며 “고정시간외수당을 자기계발비로 항목을 변경해 통상임금에 포함했고, 2017년 1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잔업·특근·심야수당에 대한 재산정 및 이자를 포함해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지난 1월14일 삼성전자 계열사 최초로 단체협약을 체결한 뒤 2021년 임금교섭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두 차례 본교섭과 두 차례 실무교섭을 했다. 노조는 임금 6.8% 인상을 포함한 8가지 개별요구안과 통상임금 정상화가 포함된 금속노련 산하 삼성그룹노조연대 공동요구안 5가지를 제시한 상태다. 공동요구안에는 △2021년 임금 6.8% 인상 △하위고과 임금삭감 폐지 및 목표관리(MBO) 개선 △성과인센티브(OPI) 및 목표인센티브(TAI) 제도개선 △정년 60세 보장 및 임금피크제 폐지가 담겨 있다.
임금교섭에 통상임금 정상화를 요구한 것과 별개로 노조는 지난해 12월 고정시간외수당과 개인연금 회사 지원분 등을 통상임금에 반영해 달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노조 조합원과 비조합원 4천여명이 소송단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노조가 소송을 접수한 항목 중 회사 입장에서 패소 가능성이 가장 높고 가장 취약한 부분만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일부 직원에 한해 통상임금 지급을 공지한 것은 직원들끼리 편을 가르게 만들어 노노갈등을 유발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노사협의회를 통해 결정한 것은) 노사협의회가 노노갈등 조장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나 다름없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삼성전자노조는 26일 2021년 임금교섭 요구서를 회사에 전달할 계획이다. 임금교섭단을 공개 모집해 회사와 교섭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10%가량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