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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제대로 준 적 없으면서 ‘업종별 구분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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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90회 작성일 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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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제대로 준 적 없으면서 ‘업종별 구분적용?’

택시업계, 최저임금법 위반·변형 사납금제 만연 … 사업주들 뻔뻔하게 “차등적용” 요구

택시노동자가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40일 넘게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김종현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이 주인공이다. 택시 사용자단체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주장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최저임금위는 2024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현장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한 법인택시 회사를 지난 4월 방문했다. 당시 사업주들은 “택시회사의 수익은 운송수입금뿐인데 유류비나 보험료 등 기본비용을 제외하고 전액을 기사들에게 지급해도 현행 최저임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며 최저임금의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을 주장했다.

최저임금 적용받지만, 못 받는 택시노동자?

법인택시에 고용된 택시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오랜 기간 사납금제가 성행했던 택시업계에서 택시노동자가 실제 일하는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경우는 드물다. 법인택시 회사들이 고정급 지출을 줄이려,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임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2019년 4월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한 것은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자, 택시노동자들은 일한 정당한 대가를 받겠다며 잇따라 임금체불 소송에 나서는 중이다. 애초 최저임금이 최저임금법에 맞게 지급된 적 없는 택시업계 사용자들이 “최저임금을 낮추자”는 이야기를 하는 셈이다.

김종현 지부장이 지난달 1일부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열리는 정부세종청사 앞을 지키는 이유다. 김 지부장은 “사납금을 채워야 하는 중압감에 신호위반하고, 과속·난폭 운전하고, 장시간 노동을 하던 병폐가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면서 개선되려 하는데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을 한다니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납금제’ 폐지했지만, 현장에선 꼼수 계속

사납금제는 하루 운송 수입 중 일부를 법인택시 사업자에게 주고, 택시노동자가 추가운송수입금을 가져가는 제도다. 운송수입이 사납금에 미달하면 노동자가 이를 채워야 해 택시산업계 오랜 병폐로 지적돼 왔다. 이에 2020년 1월 전액관리제 시행 근거를 담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이 시행됐다.

그러자 현장에서는 변형 사납금제가 성행했다. 월 기준수입금을 정하고, 채우지 못하면 기준수입금에서 모자라는 금액을 제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꼼수로 현장에서는 택시노동자에게 줘야 할 고정급을 줄이려 소정근로시간을 실노동시간과 달리 정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두 가지 물론 불법이다.

지부는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납금제가 시행되고 있다”며 “최저임금법을 지키지 않고, (체불된) 임금은 소송을 통해 받으라고 하고 돈 몇 푼에 합의를 종용하다가 거부하면 징계 혹은 해고로 탄압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꼼수를 막으려 택시노동자 근로시간을 1주 40시간 이상 되도록 하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을 개정했다. 2021년 1월 서울에서 시작됐다. 나머지 지역은 공포일부터 5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시행지역의 성과, 매출 및 소정근로시간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날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

최임위 방문한 곳이 최저임금법 위반 사업장?

최저임금위원회가 현장 의견 청취를 위해 찾은 사업장도 이런 폐단을 고스란히 가진 곳이다.

복수의 취재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법인택시 사업주쪽은 지난해 임금을 250% 넘게 인상한 이유로 대법원 판결을 거론했다. 실근로시간보다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고정급을 적게 지급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지적한 것이다.

사업주쪽은 현장조사 과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맞추면서 사납금도 올리고 임금도 대폭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들은 높은 사납금을 맞추기 어려워 택시회사를 떠나 쉬는 차량이 많아지고 법인택시 회사는 폐업 직전이란 것이다.

지부는 “조사현장 사업장은 여객자동차법, 최저임금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법령을 준수했다면 노동자의 입에서 ‘정해진 노동시간 운송수입금의 전액만을 입금하고 법령에 준해 최저임금이 지급되니 절대로 이 회사를 떠나지 않겠다’는 말이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업종별 차등지급 논의 폐기해야”

드물지만 전액관리제를 시행한 사업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13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 이영길(54)씨 소속 사업장은 이씨를 포함해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조합원 7명을 대상으로 전액관리제를 시행 중이다. 이씨는 “코로나때 정말 너무 힘들었다”며 “하늘이 두쪽 나도 갖다줘야 하는 사납금 때문에 15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매달 생활했다”고 회상했다.

노조는 전액관리제 시행을 주장했고, 노사합의로 올해 1월부터 지부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전액관리제를 시행했다. 운송수입금 전액을 사업주에게 주고,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급여를 받는다.

이씨는 격주로 주·야간 근무를 한다. 주간조 배차 시간(오후 4시~새벽 4시) 12시간 중 하루 소정근로시간은 6시간40분으로, 주 6일 일한다. 소정근로시간 외 5시간20분은 노동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운행을 계속하든 쉬든 노동자 마음이다. 다만 일정금액 이상으로 운송수입이 발생하면 성과급을 지급받는다.

전액관리제 시행 후 달라진 것은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점과 유급휴일이 늘어난 점이다. 이씨는 “전액관리제 시행 이후에는 열심히 일해 놓고 기준금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임금을 공제하지도 않는다”고 부연했다.

지부는 “업종별 차등지급 논의를 폐기하고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4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사업의 종류별 적용 관련 기초통계 연구’를 공개하고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에 관한 논의를 본격 진행한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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