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규모의 국적선사인 에이치엠엠(옛 현대상선) 노사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노조가 파업을 예고했다.
한국노총 에이치엠엠해원연합노조(위원장 전정근)는 17일 “지난 6년간 임금동결을 견뎌 왔는데 흑자전환에도 사측이 1%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했다”며 “사용자와 채권단이 선원에게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이달 말 조정기간 만료 전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선원법에 따라 선장이 선박의 조정을 지휘해 항해 중이거나 외국 항에 정박해 있는 경우 쟁의행위가 제한된다.
에이치엠엠은 2018년 10월부터 채권단 공동관리(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 체제에 있다. 지난 5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에이치엠엠은 코로나19로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천38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달성했다.
노조는 “5년 만에 이룬 흑자 전환의 결실을 금융논리를 내세우는 산업은행이 차지하고 바다에서 피와 땀을 바친 선원에는 고통만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사측이 채권단 눈치만 보면서 올해 코로나19로 하선이 어려워지면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도 제약당하며 장기간 승선생활을 한 선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임금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측은 이날 “에이치엠엠 노사가 경영정상화 달성까지 임금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한 협약을 2018년 맺었으며 대규모 공적자금이 지원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쟁의행위 가능성이 제기된 것에 우려를 표하며 대표 국적선사로 책임감을 가지고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