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가 400억 '돈보따리' 풀었다더니, 그 돈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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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422회 작성일 20-11-04본문
관광산업 관계자 “은행이 심사, 대출 안 해주면 방법 없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산업을 위해 400억 원 규모의 추가 금융지원에 나섰지만, 은행이 대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원방법이 없어 일선 관광업계에서는 이 정책이 '보여주기'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월 23일 ‘2020년 하반기 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지원지침’을 수정하고, 총 4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으로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원규모도 1개 업체당 기존 30억 원(최근 1년간 영업비용의 50% 이내)에서 최대 40억 원으로 확대했다. 관광진흥개발기금 중 운영자금은 인건비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관광산업에 불어오는 구조조정 바람을 막아줄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10월 21일 ‘관광 내수시장 활성화 방안 문화체육관광부 브리핑’에서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추가 지원 규모) 400억 원 중 100억 원은 신용보증만으로 융자가 가능한 관광기금 특별융자로 지원되며, 300억 원은 일반운영자금 융자로 지원한다. 일반운영자금 융자지원한도도 40억 원까지 확대해 중견기업도 숨통을 틔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광업체들은 지원을 받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A호텔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진흥개발기금 하반기 추가 금융지원 소식을 듣고 은행을 찾았지만, 까다로운 은행의 융자지원 기준에 결국 발길을 돌렸다. A호텔은 이전에도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사용해 왔고, 올해도 기금을 지원받았다.
A호텔의 재무관계자는 “정부 정책상 증액을 했는데, 실질적으로 회사는 은행과 거래를 해야 한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 은행은 대출기준이 타이트하다. 은행도 한도가 많이 소진돼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정부가 이 부분을 체계적으로 지정해준 것도 아니었다”며 “(추가 금융지원은) 전혀 실효성이 없다. 보여주기 식”이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확대된 관광진흥개발기금 운영자금 지원을 통해 고용안정을 꿈꿨던 A호텔의 노동조합 위원장도 이 정책을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은행에서 대출을 안 해주면 끝난다. 은행에서는 관광숙박업이 최악의 고객이니 책임지지 않기 위해 대출을 안 해주는 것”이라며 “현장과 정부 정책이 안 맞는다. 정부정책은 무용지물”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문체부는 ‘기준은 은행이 정하는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문체부 관광진흥개발기금 담당자는 “일반 은행에서는 재무 상태와 신용을 본다. 기금은 이미 집행이 많이 됐다. 금융 문턱이 높을 수 있는데, 그 문턱을 낮추고 조건도 좋게 해서 (관광사업체가) 가져가게 하는 게 목적”이라면서도, “은행에서는 안정성 있게 이것저것 따져서 하려다 보니 특정 업체에서는 안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은행에서 어떻게 기준을 정했는지 상세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타깝지만 정부는 대출 심사를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한편, A호텔이 방문했던 은행의 담당자는 <참여와혁신>과의 통화에서 ‘대출이 왜 안 되느냐’는 질문에 “고객정보는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결국 정부는 400억 원이라는 추가 자금을 풀어서 관광업계를 지원하겠다고 '생색'을 냈지만, 정작 당장 돈이 필요한 업계는 이 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급하게 추가 자금을 조달한 것은 관광업계의 어려움이 그만큼 크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지만,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에 대해 누구도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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