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수술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뤄질 수 있을까.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계류 중인 직장내 괴롭힘 방지 관련 법안(근로기준법 개정안)만 15건에 이른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법안을 발의했다. 환노위원장인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용자 또는 사용자의 친인척이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인 경우 사용자 조치의무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가해자가 사용자이거나 사용자 친인척일 경우 과태료 1천만원, 사용자가 의무사항을 불이행하면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용자 의무로는 조사, 피해 근로자 보호, 가해 근로자 징계 등이 규정돼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개정안을 여러 건 발의했다.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사용자가 직장내 괴롭힘 행위 신고에 대해 조사나 가해자 징계, 근무장소 변경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사용자가 가해자일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의 근기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업무상 괴롭힘 범위가 제3자(도급인, 고객, 사업주 친족)인 경우에도 법을 적용하고 의무사항 불이행시 과태료 1천만원을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고객, 도급인, 사용인 또는 입주민에 의한 괴롭힘을 제3자에 의한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이를 신고한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현재 계류 중인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은 적용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처벌조항을 신설해 법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법안 처리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도 나온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21일 국회 환노위 의원 16명에게 법 개정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정부·여당이 법 개정을 외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는 “국가인권위원회도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처벌조항을 신설하라는 권고안을 채택했고 야당 의원들도 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정부·여당이 법안 처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환노위는 26일과 30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처리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