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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진윤석 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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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584회 작성일 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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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인물 : 진윤석



#삼성전자 #노동조합 #단체교섭

삼성전자가 2020년 단체교섭에 나섰습니다. 삼성전자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1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동조합(2노조)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3노조) ▲한국노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4노조)이 있습니다. 4개 노동조합은 공동교섭 형태로 참여합니다. 11월 3일 이들은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삼성전자 단체교섭 상견례’를 갖고 교섭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이번주 <참여와혁신> 언박싱에서는 진윤석 한국노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삼성에서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물었습니다.

 

                                                                 2019년 11월 16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진윤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단체교섭을 시작했습니다.

11월 3일 상견례 자리에서는 그동안 노동계의 아쉬움을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무노조경영을 해 왔습니다. 사측은 그 대답으로 삼성전자도 변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본교섭을 위한 규칙과 제반조건도 논의했습니다. 노동조합 사무실, 교섭을 위한 최소시간 보장 등이 포함됐습니다.

-공동교섭단을 꾸리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에는 4개의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저희는 제4노조이지만, 사실 규모로 하면 제일 큽니다. 보통 노동계에서는 가장 조합원이 많은 곳을 1노조라고 부른다지만 저희는 생긴 순서대로 부릅니다. 1노조와 3노조가 약 2년간 회사와 교섭을 진행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교섭의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교섭 테이블에 회사와 자주 앉지도 못했고, 교섭에 대해서도 진전이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종국에는 노동계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좋지 않은 조건을 회사로부터 받았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법은 모호했습니다. 교섭기간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1노조와 3노조가 계속 협약을 체결하지 않고 교섭만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공동교섭이라는 형태가 의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먼저 제안을 드렸고, 다른 노동조합은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전체가 같이 하는 대표단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노동조합은 2013년부터 준비했습니다. 그 전부터 노동조합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학교에서도 배웠고, 법적으로도 노동조합은 보장돼 있습니다. 입사 후 외부에서 보는 삼성전자의 이미지와 내부에서 사람들이 겪는 상황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대외적인 이미지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삼성전자만큼의 회사가 없다는 게 사회적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여기가 너무 힘들어도 가족이나 친구들이 '삼성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딨냐'며 못 그만두게 말립니다. 심리적인 감옥이 되는 것입니다. 힘든데 퇴사할 수는 없고, 그러다보니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려움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것입니다. 정말 제대로 된 회사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우연찮게 많이 모였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든 이후 반응은 어떻습니까?

‘삼성’에서 노동조합하기 때문에 어렵다기보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조합하는 게 참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다른 회사였더라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었을 겁니다. 오히려 저희는 삼성전자라는 이미지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많이 관심 가져 주시고, 상급단체도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조금 더 수월한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발자국 더 나가자면, 모든 노동조합에 같이 관심을 가져야 전반적으로 한국의 노동조합 문화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급단체는 조합원투표로 선택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한국노총에 전자회사가 정말 많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노동조합은 먼저 만들어진 노동조합의 여러 가지를 비교해가면서 커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목표가 있다면?

저희는 회사의 문화를 바꾸고 싶습니다. 겉으로 보면 프로세스나 복지들이 잘 되어 있는 거 같지만, 이면에는 너무나도 과도한 경쟁이 있습니다. 절대권자가 주는 고과와 승진에 따르는 폐혜가 대표적입니다. 삼성의 채용절차는 정말 촘촘하고 치밀합니다. 그걸 거쳐 들어오는 사람들은 다들 어느 정도 능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누구는 성과가 나올 일에 배치를 하고, 누구는 그렇지 않습니다. 고과는 한정돼 있고, 경쟁은 과열되고, 고과를 주는 사람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바로잡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큰 회사일수록 직원들의 생활에는 눈을 돌리지 못하게 됩니다. 경영진들은 계속해서 위만 바라보지 않습니까. 그런데 회사를 돌아가게 하는 사람은 결국에는 실무 노동자들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충과 아픔은 경영측면에서 잘 못 돌아봅니다. 회사에서는 계속 직원들의 맨탈관리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경영진에게 보고가 안 됩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악습들은 경영진에게 가지 않습니다. 우리 부서에서 누군가 힘들어한다고 말할 수 있는 부서장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그래서 소통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진짜 밑단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중간단계 없이 바로 다이렉트로 이야기 해 줘야 현장에서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하게 어떤 회사라고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삼성전자와 협력 하고 있는 계열사와 자회사가 몇 군데 있습니다. 그들의 노동조합을 지원하는 활동은 계속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삼성전자를 대한민국 최고 기업, 세계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도 삼성전자의 위상에 맞게 존중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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