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과중량물 해소를 통한 산재 저감 국회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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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당자 댓글 0건 조회 1,355회 작성일 20-11-30본문
건설노동자
건설노동자가 40kg짜리 시멘트 포대를 어깨에 메고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 벽돌을 양껏 쌓아올린 지게를 등에 지고 나르는 일. 이 익숙한 모습이 "너무도 후진적인 노동관행"이라고 지적하는 국회 토론회가 23일 열렸습니다.
이날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과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함께한 ‘산업현장 과중량물 해소를 통한 산재 저감 국회 토론회’에서는 특히 건설 노동자가 고령화되면서 시멘트 포대로 대표되는 과중량물이 산업재해율을 높인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직접 40kg 벽돌 묶음과 시멘트 포대 들기 체험을 해본 토론회 참석자들은 건설현장에서 중량물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는데요. 이날 토론회에서 영상을 통해 현장 목소리를 전한 20년차 건설노동자 민인수(56) 씨에게 무거운 건설자재에 관한 이야기를 더 들어봤습니다.
- 건설현장에서 어떤 일을 하나?
형틀 해체 작업을 한다. 형틀은 콘크리트를 부을 곳에 세우는 거푸집이다. 건물의 골조를 만들기 위해 형틀을 조립해서 그 안에 부어둔 콘크리트가 굳으면, 거푸집을 뜯어내고 그 거푸집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줘야 하는데 그 일을 형틀 해체라고 한다. 형틀 해체 팀은 보통 10명 정도가 한 팀이 되어 일하는데 내가 팀장을 맡고 있다.
- "일당이 15만 원인데, 일당만큼 몸이 아프다"고 들었다.
맞다. 형틀을 해체하기 위해선 쇠자루, 국회에서 문짝 뜯을 때 썼던 일명 '빠루'를 양손으로 잡고 형틀을 잡아서 뜯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팔과 어깨가 많이 아프다. 위에서 뭐가 많이 떨어지기도 해 얼굴이 자주 긁히고 손톱 발톱도 자주 깨진다. 형틀은 보통 '유로폼'(합판 뒤에 강철 틀을 붙여 만든 거푸집)을 사용하는데 그게 하나에 20~22kg씩 나간다. 유로폼이 위에서 한 번 떨어지면 발이 그냥 깨지는 거다. 나도 많이 다쳤다. 20년째 하다 보니 허리도 굽었고 나도 이제 많이 늙었다.(웃음)
- 시멘트 무게도 모두 40kg이라고.
맞다. 동료들에게 시멘트 포대가 무겁단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40kg짜리를 메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니까.
- 시멘트 무게가 어느 정도까지 줄었으면 좋겠나?
개인적으론 8~10kg 정도면 좋겠다.
- 중량물 외에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변화는?
노동강도에 비해 보수가 약하다. 보통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종일 서서 중노동을 하는데 일당은 15만 원이다. 만약 인력 소개업체를 통해 일하면 수수료를 떼서 13만5,000원이고 4대보험 등을 떼고 나면 12만 원 정도가 손에 남는다. 일도 안 하면서 위에서는 차 떼고 포 떼버리니 정작 일하는 노동자들 손에 남는 돈은 얼마 안 되는 거다.
- '힘들다'는 건설현장에서 어떻게 20년간 버틸 수 있었나?
동력은 가정이다. 두 아들을 키우고 있고 아내가 많이 아프다. 암에 걸렸다. 하루하루 벌어서 병원비도 대야 하니까, 벌어야 하니까 하는 거다. 먹고 살기 위해서. 내 나이 56살에 어디 가서 이만큼 벌 수 있는 데도 없고, 배운 게 없어 받아주는 데도 없다. 몸이 다할 때까진 일해야 한다. 내가 56살인데 아직도 사글세를 못 벗어난다. 남들은 아파트도 있고 잘 산다는데, 하여튼 몸 건강할 때까진 계속 일해야 한다.
- 그럼 일하면서 보람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하루가 끝나고 임금을 받아서 집에 가져다 줄 때가 제일 보람 있다. 내가 일해서 생활에 도움이 되니까. 그게 보람이고, 지금은 일이 있어 행복하다. 건설은 오늘 일이 있어도 내일 일이 없으면, 비가 오면 놀아야 한다. 지금처럼 놀지 않고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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